"옆에서 보기에는 볼 끝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파워포지션을 잡고 던지는 각이 좋아 타자가 정면에서 공략하기는 확실히 어려운 공이다".
투수 출신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세이브(29세이브, 15일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무리 스콧 프록터(35)와 국내 최고 마무리 오승환(30, 삼성)의 직구 볼 끝을 비교했다. 볼 끝은 확실히 오승환이 우위에 있으나 프록터의 공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16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프록터가 팀 합류 이전 수술 전력이 있기는 했으나 확실히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검증이 된 선수들이고. 결국 올 시즌 종료 시 우리 위치는 검증되지 않은 내가 변수가 아닌가 싶다"라며 웃었다. 그만큼 최근 상승세를 이끄는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특히 뉴욕 양키스 시절 필승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전력의 프록터는 시즌 30세이브를 목전에 두며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씩 불안한 투구 내용을 비추고는 있지만 어느덧 29세이브까지 올린 프록터는 2009년 브래드 토마스(당시 한화, 31세이브)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외국인 마무리 한 시즌 30세이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구원왕이자 현재 2위(26세이브),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238세이브)를 기록 중인 오승환과의 타이틀 경쟁이다. 오승환을 대표하는 가장 큰 장점은 알고도 치기 힘든 '하드 포심'. 김 감독은 오승환의 묵직한 직구 볼 끝을 으뜸으로 꼽으면서도 프록터의 직구도 굉장히 공략이 힘든 공이라고 이야기했다.
"직구 볼 끝은 단연 오승환이 최고다. 그러나 프록터는 직구를 던질 때 힘이 형성되는 파워포지션의 각이 굉장히 좋다. 팔 스윙 시 받쳐두는 느낌에서 내리꽂는 투구인 만큼 그냥 공을 옆에서 보면 오승환보다 떨어져 보이지만 타자가 보기는 확실히 위력적이다".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당시 김 감독은 프록터의 '받쳐두고 던지기'가 구종 노출의 위험과 연관 되어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히 지켜본 결과 공을 쥔 오른손이 얼굴에 가려져 투구가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에 안심하고 프록터의 성공을 자신한 바 있다.
"감춰진 상태에서 던진다는 것을 보고 프록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힘이 형성되는 파워포지션이 확실히 갖춰진 채로 내리꽂듯이 던지는 프록터인만큼 좋은 구위를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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