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4'가 오늘(17일) 막을 올린다. 국내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원조, '슈퍼스타K'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국민들의 축제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각오. 그러나 국내 대중에게 오디션은 이미 피로한 존재가 됐다. 오디션 중 가장 자극적인 MBC '나는 가수다'는 이미 시들해졌고, '위대한 탄생2', '보이스코리아'도 출연자들의 실력과 별개로 스타를 탄생케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였다.
'슈퍼스타K'에게 '묘수'가 필요한 순간. 시즌2처럼 보컬형 출연자만으로는 지루하고, 시즌3처럼 특정 팀이 너무 뛰어나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노래 실력은 '나는 가수다'가, 밴드들의 열정은 '톱밴드'가 충분히 보여줬다.

제작진은 시즌2와 시즌3를 반반씩 섞어 새 색깔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이다. 그룹과 솔로가 밸런스를 잘 맞춰 다양성을 보다 높였다는 것. 한 관계자는 "이번 시즌은 '시즌2+시즌3' 느낌이다. 보컬, 팀이 조화를 이뤄서 다양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독특한 출연자는 '슈퍼스타K'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이번 시즌은 사상 최초로 출연 신청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그만큼 독특한 사람도 많이 모였다. 심사위원들을 포복절도하게 한 지원자부터, '너무' 잘생긴 참가자까지 이슈를 모을 사람들이 모였다는 전언. 이번 시즌에서는 이들을 보다 더 많이 소개하기 위해 예선 방송을 1회 더 늘였다. 그만큼 '방송 분량'을 뽑아낸 수준급 출연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관계자는 "재미있는 사람이 많아 더 많은 사람을 소개하게 됐다. 기존 시즌의 속도감을 유지하면서도, 1회가 더 방송을 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싸이에 기대를 걸었다. 이승철과 윤미래가 이미 심사위원으로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준 상태에서 싸이는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 '강남스타일'로 코믹하고 재미있는 가수의 대명사가 됐지만, '슈퍼스타K4'에서는 음악에 있어 상당히 까다롭고 깐깐한 뮤지션의 모습이 공개된다.
이 정도로 '또' 한번 오디션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 그러나 '슈퍼스타K' 측은 오디션의 본질인 음악에도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제 더 이상 어린 참가자들이 기타 들고 나와 옛날 노래나 팝송을 부르는 게 신기하지 않은 지금, '슈퍼스타K4'에는 또 다른 장르를 내세운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의 쇠락과 맞물려 보컬형 출연자들이 주춤하고,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내세운 출연자들이 '신선함'을 책임질 전망. 발라드의 비중은 현저히 줄었다는 전언이다.
'슈퍼스타K4'가 현 가요계 흐름을 얼마나 잘 읽고 여기에 또 다른 충격파를 가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 이제 더 이상 '아이돌 말고 이런 음악도 있다' 정도로는 어렵다. 보컬형 가수에서 '개가수'로 오히려 180도 바뀌어 한껏 가벼워진 최근 대중음악계엔 어떤 충격파가 유효할지 제작진도 미리 예측하긴 쉽지 않은 상태다.
어쨌든 가요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몇몇 기획사들이 전국 인재들을 '싹쓸이'해 키울 가수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해온 기획사들에게 있어 200만명이나 몰려든 '슈퍼스타K'는 스타 대목을 찾을 수 있는 좋은 풀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1회가 방송된 후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수많은 아류들도 '중박' 이상을 터뜨린 지금, 그래서 이제 좀 지겹다는 반응도 적지 않은 상태에서 원조라는 자존심과 살짝 바뀐 새 레시피를 들고 나타난 '슈퍼스타K4'는 17일 첫 손님을 맞아 훨씬 더 까다로운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