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의 숙명인가.
KIA 에이스 윤석민(25)이 임시 소방수로 나설 전망이다. 시한은 이번주까지이다. 소방수 최향남이 음식을 잘못 먹어 복통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치열한 4강 싸움에서 변수가 발생하자 선동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선발투수 가운데 윤석민을 소방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윤석민과 소방수는 숙명에 가까울 정도로 인연이 깊다. 2005년 루키시절 그는 불펜요원이었다. 전지훈련부터 고졸루키답지 않는 구위를 보여주자 중간요원으로 발탁받아 시즌을 시작했다. 5월 이후에는 아예 소방수로 나섰다. 53경기에 출전해 3승4패7세이브, 방어율 4.29를 기록했다.

급기야 2006년은 소방수로 전업했다. 고졸신인 필승조로 나선 한기주와 함께 철벽불펜을 이끌었다. 윤석민은 무려 63경기에 출전해 5승6패19세이브9홀드, 방어율 2.29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94⅔이닝이나 던질 정도로 애니콜 투수였다.
2007시즌부터 윤석민은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2경기만 중간투수로 나섰을 뿐 26경기는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7승18패의 수모를 당했던 해였다. 2008시즌도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등판해 14승5패, 방어율 2.33을 거두고 방어율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에이스로 발돋음했다.
대신 한기주가 소방수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9년 한기주가 부상과 부진에 빠지자 윤석민이 다시 임시 소방수로 나섰다. 4월말부터 한 달동안 소방수로 나서 7세이브를 따냈다. 유동훈이 소방수 바통을 이어 우승까지 달렸다. 당시 KIA는 윤석민이 소방수를 하지 않았다면 초반 무너질 수도 있었다.
2010년에도 비슷했다. 전반기는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6월 중반 앞서던 경기가 뒤집히자 오른손으로 라커문을 치는 바람에 골절상을 입었고 팀의 16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고개를 들지 못한 윤석민은 복귀후 소방수로 백의종군했다. 2011년에는 온전한 선발투수로 복무해 17승5패를 거두고 다승, 방어율, 탈삼진, 승률까지 거머쥐었다. 그런데 2011년에도 4월23일 소방수로 나서 1세이브를 거두어들였다.
역대 감독들이 소방수 자리가 비게되면 윤석민에게 어김없이 구원요청을 했다. 그만큼 선발 뿐만 아니라 연투능력등 소방수 요원으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천후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이다. 그는 올해까지 37세이브, 10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통산 승수는 66승에 그치고 있다. 아마도 100승을 못채우고 해외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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