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의 순수함이 다가 아니다. 까칠한 매력이 인상적인 민호도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이하 아그대, 극본 이영철, 연출 전기상)는 좌절한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태준(민호)에 주목했다. 15일 첫 방송에서 들이대기 신공(?)을 펼친 재희(설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면, 2회분에서는 태준의 전사(前事)를 드러내며 인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것.

태준은 주니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높이뛰기 스타. 국내외적으로 다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지만 부상 이후 높이뛰기에 흥미를 잃어 주위의 걱정을 사는 인물.
이날 밝혀진 태준의 높이뛰기 거부반응에는 이유가 있었다. 모든 치료가 완료돼 신체적으론 아무런 무리가 없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입스증후군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 더 이상 의욕이 없고 운동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깊은 슬럼프가 태준의 발목을 잡은 원인이었다.
슬럼프를 만든 이유도 기미를 보였다. 아들의 뺨을 무섭게 내려치는 아버지를 비롯해 어머니를 잃은 태준의 깊은 슬픔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까칠하다 못해 차갑게 식어버린 태준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키워드는 상처였다.
하지만 의외의 모습도 있었다. 술에 취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조건 입을 맞춘다는 엽기적인 주사(酒邪)가 있었던 것. 이로 인해 태준은 재희와 얼결에 입맞춤을 하며 두 사람 사이의 로맨스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얼음왕자 태준의 이 같은 의외의 모습은 태평양을 건너 위장전학까지 감행하며 재희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돌격대장 재희의 노림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풋풋한 향기가 진동하는 ‘아그대’ 속 커플 태준-재희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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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대에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