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타저? 20년만에 찾아온 홈런가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8.17 11: 02

 20년만에 홈런가뭄이 찾아왔다.
올들어 홈런가뭄이 두드러지고 있다. 8월16일 현재 8개 구단은 388경기를 벌여 464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당 1.20개, 다시말해 5경기당 6개가 나왔다. 이 수치는 지난 93년(경기당 1.10개) 이후 20년 만에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지난 82년 출범 이후 역대로 본다면 최저 홈런 5위 기록이다.
역대 최저 홈런은 87시즌 1.01개. 378경기에서 불과 384개의 홈런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때는 해태 선동렬, 삼성 김시진, 롯데 최동원 등 기라성 같은 투수들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86년 1.05개(역대 2위), 89년 1.10개(역대 3위) 등 최저 홈런이 몰려있다. 88시즌도 1.28개(역대 6위)에 그쳤다.

90년들어 장종훈 등 신흥거포들이 나오면서 홈런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유난히 투고타저 현상이 짙었던 93시즌 1.10개로 격감했다. 504경기에서 552개의 홈런에 그쳤다. 방어율 10걸이 모두 2점대 미만일 정도로 투수들이 강했다. 이후 조금씩 점증하던 홈런은 용병제도가 도입되면서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98년 504경기에서 891개의 홈런을 날려 경기당 1.77개를 기록하더니 99년에는 528경기에서 무려 1274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당 2.41개였다. 로마이어, 샌더스, 스미스, 호세 등 용병 타자들의 득세와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홍현우, 심정수 등 토종거포들의 경쟁이 맞물려 최고의 타고투저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2003년까지 5년 연속 경기당 2개 이상의 홈런포가 나왔다. 30홈런을 쳐야 명함을 내밀 정도였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막기 위해 스트라이크존 변화와 함께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울러 홈런왕 부문을 독점했던 이승엽과 우즈의 일본 이적, 심정수의 부진이 겹쳤다. 결국 2008년 경기당 1.28개까지 뚝 떨어졌다. 504경기에서 646개의 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1년만에 79% 폭증했다. 2009년 532경기에서 1155개의 홈런이 쏟아져나왔다. KIA 김상현, 최희섭의 등장했고 롯데 이대호도 장타를 날렸다. 가르시아, 브룸바, 페타지니 등 모두 18명이 20홈런을 이상을 터트리며 화력을 주도했다. 홈런 폭증의 이유를 놓고 공인구의 반발력이 좋아졌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2010년은 990개가 나와 1.86개로 줄어들었고 2011년 1.45개에 그치는 등 감소세였다. 그런데 2012시즌 1.20개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투수들의 방어율이 줄어들면서 (4.00) 홈런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수들이 싱커형 패스트볼 등 떨어지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올해는 이승엽과 김태균이 일본에서 돌아와 홈런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박병호와 강정호 등 신흥 거포들이 중반까지 기세를 올리기고 했다.그러나 작년 홈런왕 최형우의 부진(12개)이 있었고 이대호의 일본이적, 김상현과 최희섭이 3년 째 잠잠했다. 홈런 양산 조짐을 보인 강정호도 두 달째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넥센 박병호(24개)가 근접해 있지만 30홈런 타자 배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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