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돌아온다. 지난해 9월 세금과소납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던 강호동이 잠정은퇴 1년여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잠룡(潛龍)의 움직임이다.
뒤를 봐줄 소속사의 지원 역시 든든하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의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복귀를 공식 밝힌 것. 강호동은 향후 SM C&C와 SM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매니지먼트 지원 속에 보폭을 넓힌다.

예능 1인자의 복귀로 예능계 판도 역시 거세게 흔들릴 전망이다. 유재석과 함께 대한민국 예능 MC 1순위를 다투던 그였기에 강호동의 빈자리는 컸고, 이는 프로그램 폐지를 비롯해 시청률 저조 등의 악재로 돌아왔다. 이에 지상파 방송 3사 예능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강호동 복귀 의사를 타진하며 수시로 문을 두드렸고 이는 지난달 수면위로 떠올랐다. 오늘(17일) 그의 복귀가 공식화된 만큼 방송 3사 예능국의 강호동 복귀 프로그램 론칭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 복귀로 인한 예능판세 변화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그와 쌍벽을 이루던 유재석과의 양강 체제 구축이 다시 재현될지의 여부다. 두 사람은 지상파 방송 3사를 종회무진 누비며 버라이어티와 토크쇼 분야를 고루 선점해 왔다. 하지만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그가 진행하던 대한민국 대표 토크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문을 닫았고, KBS 2TV ‘1박2일’은 시즌2를 론칭했지만 강호동 시절의 일요 예능 왕좌 자리를 SBS ‘일요일이 좋다’에 넘겼다. SBS ‘스타킹’ 역시 진행자를 잃고 MBC ‘무한도전’과 시청률 경쟁을 펼쳤던 때가 까마득하다.
이런 가운데 강호동의 부제는 유재석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라이벌이 사라진 이후 유재석 천하를 내다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부제는 오히려 예능MC계의 양대산맥이라는 상징적 자리에서 유재석을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MBC 파업 사태에 직면, ‘무한도전’의 장기결방으로 유재석의 침체 역시 거론됐다. 하지만 MBC 파업 사태가 마무리 되고 강호동의 복귀 또한 공식화 된 현재 두 예능 MC의 만남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최고 MC들의 부진 속에 약진했던 여타 예능 MC들의 거취 또한 관심사다. ‘황금어장’을 대신해 대한민국 대표 토크쇼로 자리매김한 SBS ‘힐링캠프’의 이경규와 ‘섹드립’이라는 고유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동엽이 강호동의 복귀 이후 예능 판도 내에서 차지할 위치와 변화에 대한 호기심이 높다.
종편의 강력한 손길 또한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JTBC의 경우 강호동과 친분이 두터운 여운혁PD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강호동의 종편 활동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 개국 초기 강호동 섭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JTBC는 이번 그의 복귀로 종편 예능프로그램 구원투수로 적임자를 만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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