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를 UV 유세윤 옆에 있는 그저 '웃기는 가수'로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는 음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멜로디를 통통 튀고 개성있게 잘 만져내는 재능이 있는 싱어송 라이터였다.
UV의 멤버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뮤지는 자신의 첫 번째 앨범 ‘마이 네임 이즈 뮤지’를 발매했다.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복고다. 올해 32살인 뮤지의 감성에 맞는 안성맞춤 옷이다. 해당 앨범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다양한 춤과 음악, 의상까지 총망라돼 있어 90년대 초 추억속으로 보고 듣는 이들을 안내한다.
뮤지는 이번 첫 앨범에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콘셉트와 기획도 도맡아 프로듀서의 능력을 여실히 발휘하기도 했다.

최근 만난 뮤지는 TV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훤칠한 외모와 큰 키를 자랑했다. 그는 “오늘 피자 배달부 스타일의 흑인 콘셉트로 의상을 입었다”며 베시시 웃어보였다. 홀로 처음 내는 앨범에 대한 그의 소감을 먼저 물었다.
“어렸을 때 앨범을 내고 싶은 꿈은 있었는데 가수에 대한 꿈은 크지 않았어요. 이번에 기회가 되서 작업했는데 생각보다 부담이 없더라고요. 제가 스스로 크게 ‘꼭 이루겠다’는 마음을 비워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더 즐거웠어요.”
평소 여러 가수들에게 곡을 만들어 주곤 했던 뮤지는 어떻게 자신의 앨범을 제작하게 된 것일까.

“올드 스쿨 성향의 색으로 작업 중이었어요. 저 역시 그런 곡들을 좋아학요. 다 만들어 놓고 봤는데 곡이 정말 좋은 거예요. 그래서 회사에 제가 부르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해서 3개월 만에 급조되서 나오게 됐어요. 하하.”
UV로 인지도를 쌓고 음악적 역량도 키우고 있는 그. 요즘 가장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 내 생애 가장 바빠요. UV는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오는 10월에 공연을 하거든요. 10월 6일, 7일 이틀에 걸쳐서 해요. 제가 솔로 활동도 하니까 방송도 해야하고, 콘서트 준비도 해야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죠. 공연장에 사람이 모인다는게 쉬운일이 아닌데 참 걱정스러워요.”
줄곧 곡 작업을 해왔다는 뮤지는 화요비, 클릭비 등에 곡을 주기도 했던 ‘이름 있는’ 작곡가였다. 국내를 넘어 홍콩 가수에게도 곡을 주기도 했다는데.

“19살 때부터 작곡을 하기 시작했어요. 언더 그라운드를 좋아했죠. 제가 만든 곡 중 유명한 것은 많지 않지만 화요비, 클릭비, 리치에게 곡을 준 적이 있어요. 한 번은 홍콩의 윌리암 쳉이라는 가수가 제가 만든 리치 곡을 듣고 곡을 하나 부탁하더라고요. 하하. 하지만 곡 만든 저작권료를 다 합해도 얼마 되지는 않아요(울상).”
뮤지를 떠올리면 아직 UV 때의 이미지가 강하다. 솔로 앨범을 앞두고 그런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미지를 변신하고 싶지는 않아요. 뮤지션이 꼭 멋있어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세윤과 작업할 때도 ‘거지 같은 애들이 나와서 세계 최고 뮤지션 행세를 하면 재미있겠다’고 이야기 하다가 구상하게 됐어요. UV 활동 당시 일부러 말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설정이었죠. 그게 오히려 더 대중에게 좋게 인식된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잖아요. 하하”

뮤지와 이번 앨범에 대해 본격적인 대화를 나눴다. 올드 스쿨 스타일의 복고 음악을 선택한 것이 특이했다. 그는 직접 구상했다는 CD를 들어보이며 옛날에 쓰던 레코드를 따라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80년대에서 90년대까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 있었던 댄스 스타일로 구성했어요. ‘레인’이라는 곡은 록 성향도 약간 있고요. 이번 앨범에 다이나믹 듀오, 유세윤, 옥상달빛이 피처링을 해줘서 완성도를 높였죠. 뮤직비디오도 유명한 홍원기 감독님이 찍어주시고요. 모든게 제 생각대로 잘 나왔어요. CD도 딱 보자마자 복고 느낌이 나죠? 레코드 축소판 같지 않나요?”
뮤지는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가장 힘이 되준 사람으로 유세윤을 꼽았다.
“유세윤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항상 힘을 보태줘요. 유세윤과는 알게 된지 10년이 됐어요. 내가 어렸을 때 곡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대학 동기가 유세윤과 장동민이었거든요. 자연스럽게 어울리다가 친해지게 됐어요. 록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요. 음악을 할 자격이 있는 친구죠.”
goodhmh@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