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2루 도루보다 3루 도루가 힘들다. 포수부터 2루 까지의 거리는 38.8m, 3루 까지의 거리는 27.4m, 당연히 송구거리가 먼 2루 도루의 성공률이 높다.
그렇다면 1루와 2루 주자가 동시에 스타트를 끊는 더블스틸은 어디로 송구를 해야할까. 대다수의 포수들은 당연히 3루로 공을 뿌린다. 3루 도루를 잡아내기가 더 쉽고 이후 남는 주자도 2루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경우에 따라 포수의 송구가 2루로 향해야 할 때도 있다.
16일 넥센 히어로즈는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1로 승리를 거뒀다. 1회 공격에서 넥센은 2번 서건창과 3번 이택근이 출루에 성공해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넥센은 과감하게 더블스틸을 시도했다. 주자 모두 발이 빨랐기 때문이다. 마침 2루주자가 서건창이라 성공률은 더욱 높았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예상을 깨고 2루로 송구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1회 넥센은 득점에 실패했다.
이 장면을 두고 17일 넥센 김시진 감독은 "양의지가 박경완과 같은 베테랑 포수나 가능한 플레이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유는 이렇다. 보통 더블스틸을 시도할 땐 2루 주자가 먼저 스타트를 끊는 것을 확인하고 1루 주자가 뛰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2루 주자를 잡아내기 더 쉬울 수가 있는 것이다.
두산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는 포수들의 세밀한 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쏟는 편이다. 양의지가 보여준 플레이도 여유를 갖고 한 번 더 생각을 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고 더블스틸 시 무조건 2루에 던지는 것도 답은 아니다.
1사 1,2루에선 2루로 송구를 해 앞선 주자를 살려줘도 2사 3루가 된다. 하지만 무사 1,2루에선 자칫 1사 3루가 돼 실점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누상에 나가있는 주자들의 주력에 따라 순간적으로 송구 위치를 결정할 판단력도 필수다. 양의지가 했던 2루 송구에는 이처럼 여러 변수들에 대한 분석과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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