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얻은 '2볼넷’, 빛 잃은 최주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8.17 21: 32

공격 선봉장으로 첫 타석 12구까지 가는 긴 대결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제 포지션인 2루수로서 비교적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 데 이어 8회에도 섣불리 스윙하겠다는 생각을 참고 견디며 투구를 노려봤다. 그러나 후위에서 공격의 맥이 끊어지며 1번 타자로서 좋은 모습도 빛을 잃었다. 단 한 명의 타자도 3루를 밟지 못한 17일 두산 베어스의 삼성 라이온즈 경기서 톱타자 최주환(24)의 모습은 주목할 만 했다.
최주환은 17일 잠실 삼성전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안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으나 1회와 8회 두 번의 볼넷을 얻어내며 4타석 중 2번 출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팀이 0-2로 영봉패하며 1번 타자 최주환의 숨은 공헌도는 없던 일이 되었다.
경기 전 상대 선발 브라이언 고든과 관련해 분석 미팅에 나선 두산 타자들은 ‘드롭성 커브는 공략이 어려우니 직구를 기다렸다가 치는‘ 노선을 주문받았다. 게다가 고든은 지난해 SK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되었을 때부터 ’많은 이닝은 소화하기 힘든 투수‘라는 평을 받아왔다. 그만큼 선봉에 선 최주환이 투수를 어떻게 괴롭힐 것인지 여부가 중요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최주환은 끈질기게 고든을 괴롭혔다. 빠져나가는 공은 스윙하지 않고 볼을 쌓았으며 칠 수 있겠다 싶은 공은 파울로 커트했다. 풀카운트 끝에 첫 타석 볼넷 출루한 최주환은 고든이 12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회초 2실점한 두산 선발 김선우의 투구수가 19개였음을 감안하면 최주환의 끈질긴 타석에서의 태도는 분명 좋았다.
그러나 후속 오재원이 2볼 유리한 카운트에서 때려낸 공이 유격수 앞 병살타로 이어지며 최주환도 함께 아웃되었다. 5회초 2사 3루에서 박한이의 타구가 투수 김선우의 글러브 위로 튀어오른 내야안타성 타구 때는 재빠르게 다가가 1루수 오재원에게 송구했다. 오재원이 잡기 쉽지 않은 숏 바운드 송구는 아쉬웠으나 어쨌든 박한이를 아웃시키며 3실점 째를 막은 최주환이다.
8회말 1사에서도 최주환은 권혁을 상대로 6구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중심 타선으로 연결되는 위치였던 데다 2점 차였던 만큼 최주환의 출루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오재원의 우익수 뜬공과 김현수의 삼진으로 1루의 최주환은 득점 주자가 아닌 잔루 기록으로 휩쓸렸다.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어도 1번 타자로서 미덕을 발휘했던 최주환. 그러나 후속타 불발에 이은 0-2 패배와 함께 김선우의 7이닝 2실점 호투가 패전이 된 동시에 최주환의 2출루 선구안도 어둠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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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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