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값진 승리였다. 브라이언 고든(삼성)이 17일 잠실 두산전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고든은 5⅔이닝 무실점(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결점 투구를 과시했다. 시즌 8승째.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최고 146km의 직구를 비롯해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의 위력은 일품. 삼성은 6회부터 권오준, 권혁, 오승환 등 특급 계투조를 출격시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삼성은 선발 고든의 호투를 바탕으로 2-0으로 승리, 두산전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후반기를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자르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던 고든은 이달 들어 2승(평균자책점 0.50)을 거두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고든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번 3연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고든의 주무기는 낙차 큰 커브. 뒤집어 말하면 두산 타자들이 고든의 커브만 노릴 수 있다. 고든은 이날 커브(13개)보다 슬라이더(17개)의 비중을 높였다. 그리고 포크볼과 컷패스트볼을 1개씩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 고든 또한 "특정 구종보다 최대한 다양한 구종을 던지려고 집중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6월 3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고배를 마셨던 고든은 "지난 경기에서는 실투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코너워크가 잘 됐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이기도.
지난해 국내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고든은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현재 분위기라면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은 결코 어렵지 않을 듯. 고든은 "10승은 욕심나는 기록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더 높은 목표를 말했다.
두산 3연전을 앞두고 "올 시즌 농사가 달려 있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발 고든이 아주 훌륭한 피칭을 펼쳤고 중간에 등판한 권오준과 권혁 쌍권총 듀오도 훌륭하게 던졌다"며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도 잘 막아줬다. 어려운 경기를 잘 마무리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