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KIA가 연패의 늪에 빠졌다.
KIA는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단 4안타에 그친 빈공으로 2-7로 완패했다. 선발 소사가 6회까지는 3실점으로 막았으나 공격이 터지지 않아 끌려갔고 결국 7회말 두 점을 추가실점하면서 승기를 건네주고 말았다. 김선빈이 투런홈런을 날려 영패를 면했을 뿐이었다.
4연패 과정을 들여다보면 KIA의 현실이 그대로 묻어난다. 4경기에서 득점은 1-2-3-2. 모두 8점에 그쳤다. 경기당 2득점이다. 5연승을 달릴때는 24점(경기당 5점)을 뽑아내던 타선이 갑작스럽게 힘을 잃어버렸다. 비 때문에 3경가 순연되면서 상승세가 꺾여버렸다.

KIA 공격은 1년내내 기복이 심했다. 기막힌 집중력을 보여주다 무력하게 물러나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다. 4연패에서도 주자들의 어이없는 주루사가 이어졌고 유난히 찬스에서 집중력 강하던 타자들이 갑자기 침묵을 지키고 있다. 4경기에서 안타와 사사구 포함 43번이나 출루했으나 홈을 밟은 경우는 8번에 그쳤다.
특히 후반기 타선을 이끌었던 박기남과 김원섭이 4경기에서 무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미 이범호가 돌아오지 않는데다 김상현 무릎수술, 최희섭 복통으로 빠지면서 타선의 중심이 사라졌다. 선동렬 감독은 이들을 앞세운 잇몸야구를 펼쳐왔으나 잇몸들이 최근 부진하면서 득점력 빈곤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국 공격력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선발투수들의 어깨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4연패 과정에서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에 그쳤다. 소사가 8월 11일 광주 롯데전에서 6⅔이닝 3실점했다. 이후 앤서니(5⅓이닝 5실점), 서재응(3이닝 4실점), 소사(6⅔이닝 5실점)가 막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를 내줄 수 밖에 없다.
불펜도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8일 복귀한 한기주는 16일 LG와의 잠실경기에 중간요원으로 등판했으나 2이닝동안 4안타 2사사구에 폭투까지 던지면서 4실점했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날 2군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내심 기대했던 한기주의 부진은 후반기 순위경쟁에 빨간불을 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KIA는 승률 5할로 밀려났고 4위 SK에 2.5경기차로 뒤져있다. 더욱이 6위 넥센에는 반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향후 빡빡한 잔여경기까지 벌여야 된다. 선발야구, 그리고 최소한 4점을 뽑아주는 득점지원이 있어야 승산이 가능하다. 타선의 집중력이 절실한 KI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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