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Hot100' 1위, 왜 한국에선 반응 없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8.18 14: 34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8월 18일자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캐나다 출신 여성 가수 칼리 래 젭 슨(Carly Rae Jepsen)의 ‘Call Me Maybe"는 9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며, 2012년에 가장 오랫동안 1위에 랭크 된 곡으로 기록되었다. 아직 정식 앨범도 발매한 적 없는 신인 아티스트로서 대단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외신들은 대서특필하고 있는데,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1위에 등극하며 칼리 레이 젭슨은 명실상부한 2012년 '팝 음악계 신데렐라‘로 도약했다.
2012년 현재까지 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신인 아티스트 초 강세’ 현상이다. "Hot 100 차트“결과만으로도 그 결과가 나타나는데, 뉴욕 출신 3인조 밴드 펀(Fun.)이 ‘We Are Young'으로 6주 연속 1위의 대 이변을 연출해 낸 바 있다. 펀을 제치고 벨기에 태생 호주 남성 아티스트 고티예(Gotye)는 3억 회가 넘는 “유튜브“ 동영상 조회에 힘입어 8주 연속”Hot 100" 정상을 차지, 세계적인 히트 곡으로 각광받았다.
이어서 칼리 레이 젭슨이 1위 자리를 이어받았고, 3월 17일부터 8월 18일자 “빌보드 Hot 100”차트까지 이 세 명의 신인 아티스트들이 무려 23주 연속 1위라는 보기 드문 기록의 주인공들이 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스매시 히트’ 대열에 오른 세 곡이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음에도 유독 한국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노래보다도 덜 알려진 ‘아티스트의 인지도’가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랜 기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하더라도, 단 하나의 히트곡만으로 ‘이름 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팝 음악 시장의 현주소다. 그럼 점에서 칼리 래 젭슨• 코티예•펀 모두 여전히 낯선 팝 아티스트 부류에 속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유행 음악 장르’ 선상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펀의 경우 ‘이지리스닝 록’이란 보편적인 음악을 추구하고 있지만 “슈퍼 볼” 광고 음악으로 벼락 스타가 된 것처럼 미국적인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고티예의 경우 대선배 ‘스팅(Sting)’의 작품과 비교되며 음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내 팝 음악 팬들에겐 다소 복잡한 코드 진행의 곡이 다소 난해한 느낌으로 다가서고 있다. 칼리 레이 젭슨의 경우는 장르적인 면보다는 비슷한 부류의 팝 댄스 음악을 추구하는 “K-Pop 아이돌 가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난 해외에서의 인기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쉽게 얻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해외 차트 성적’에 힘입어 어느 정도 수준의 인기는 누린 것은 분명하다. 칼리 레이 젭슨의 경우 국내에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아울 시티(Owl City)와의 듀엣 곡 ‘Good Time'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고티예는 “슈퍼 소닉” 페스티벌에 출연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를 가진 뮤지션으로서 한국 음악 팬들과 만났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펀의 경우는 ‘Some Night'란 후속 곡이 빌보드 차트 10위권 내에 올라 경우에 따라 ‘We Are Young'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올해 팝스계 ‘최고 신인 트로이카’로 손꼽히는 칼리 레이 젭슨, 고티예, 펀. 의외로 견고하면서도 높은 장벽을 치고 있는 한국 음악 팬들의 까다로운 취향과 선호도를 감안한 음반 회사의 다양한 홍보 전략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마룬5(Maroon 5),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비욘세(Beyonce)와 같은 슈퍼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