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 시즌 최대수확은 고질병 뒷문 불안 해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18 10: 48

고질병인 뒷문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LG 김기태 감독은 작년 10월 취임식부터 “LG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불펜진이라고 본다. 7, 8, 9회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 마무리 보강에 신경 쓰겠다”고 불펜 강화를 강조, 역전패 없는 LG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 LG는 33경기를 역전패로 내주며 8개 구단 중 가장 뒷문이 불안한 팀이었다. 9회에만 평균 0.6점을 내줄 정도로 경기 막판에 마운드가 흔들렸고 상대팀은 LG를 상대할 때면 유난히 더 집중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반에 선수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경기 초·중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뒷문만 안정적으로 자리 잡힌다면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정신적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을 것이다”고 어떻게든 뒷문 불안을 해소할 것을 약속했다.

결국 김 감독은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해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선발투수 리즈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비록 리즈의 보직 전환은 실패로 끝났지만 금방 실패를 인정하고 3주 만에 리즈를 선발투수로 귀환, 이후 봉중근을 새로운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대신 봉중근이 막 재활을 마친 만큼 연투 없이 1이닝만 기용하는 식으로 철저히 관리했다. 결국 봉중근은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지난 9년 동안 LG에 없었던 철벽 마무리로 자리하고 있다.
마무리투수 외에 전체적인 불펜진도 향상됐다. LG는 지난 9년과는 달리 불펜진에 평균자책점 3.00 이하 투수를 3명이나 갖추고 있다. 올 시즌 봉중근과 유원상은 각각 20세이브, 20홀드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동현은 최전성기의 구위를 찾아가는 중이다. 베테랑 좌투수 이상렬도 11홀드를 올리며 통산 네 번째 100홀드를 달성했다. 퓨처스리그 최고 투수였던 우규민은 롱맨으로서 불펜진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등판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는 베테랑 류택현도 시즌 초의 철벽투를 다시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발목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던 김선규도 복귀했다.
올 시즌 LG는 17일까지 16번의 역전패를 허용, 지난 시즌의 반도 안 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또한 이는 리그에서 가장 높은 마운드를 자랑하는 선두 삼성과 같은 수치이기도 하다. 시즌 초 마무리투수 선임에 대한 판단미스와 봉중근의 이탈 기간 중 역전패가 집중됐음을 돌아본다면 앞으로 더 강한 불펜진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철벽 마무리로 자리 잡은 봉중근이 남은 커리어를 마무리 투수로 보내고 싶다는 의사가 강하다. 류택현과 이상렬 외에도 최성훈·이승우·이희성·신재웅 등 좌투수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만큼 불펜 운용에 박자를 맞추기가 용이하다. 유원상과 이동현이 올 시즌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어느 팀 못지않은 강한 불펜진을 형성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의 궁극적 목적은 불펜진을 패전조 없이 두 가지 승리조로 운용하는 것이다. 마무리투수가 불펜진의 중심을 세운 가운데 유형이 비슷한 투수들을 두 조로 나눈다면 불펜 투수들의 혹사를 방지하고 부담 없는 불펜운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파워피처 유원상과 이동현, 좌완 베테랑 류택현과 이상렬, 사이드암 우규민과 김선규를 각기 다른 조로 배치하고 격일로 등판시키면 자동적으로 불펜진은 연투를 피하게 된다.
부임 첫 해인 만큼 시행착오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고질병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았고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시즌 전 팀의 모든 부분이 불안요소였던 김기태호가 하나씩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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