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만든 장면이 아닌데 웃음이..'영화 뒷얘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8.18 09: 53

가끔은 '의도'와 다른 반응을 얻을 때가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웃기려고 만든 장면이 아닌데 정작 관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경우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알투비 : 리턴투베이스'에서는 일순간 관객들을 폭소케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속 인간미 넘치는 전투비행가 박대서로 출연하는 배우 김성수의 프러포즈 장면이 그것.
대서가 그를 오랜시간 짝사랑 해 온 유진(이하나)에게 정식으로 결혼하자고 말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시사회 당시 대서의 남자답고 다정한 대사 한 마디는 극장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김성수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시사회 당시를 회상하며 "둘이 사랑하는 사이인데, 왜 웃는지 몰라 솔직히 '멘붕'이 왔다. 굉장히 짠한 장면인데, 내가 얼마나 당황했냐면, 나도 따라웃었다. 그런데 (신)세경이는 옆에서 더 크게 웃더라"며 "물론 촬영할 때 그 대사를 두고 '못하겠다'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관객들이 이렇게 웃을지는 몰랐다. '왜 웃었을까'는 여전히 퀘스천(question)으로 남는다"라고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반응에 놀랐다고 솔직히 전했다.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이웃사람'에도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후반부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긴박한 순간에 갑자기 긴장이 풀려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다. 감독이 어느 정도 의도한 부분인 것은 분명하지만, 연기를 한 배우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극중 이웃사람들과 담을 쌓고 102호에 사는 원양어선 선원 승혁 역을 맡아 섬뜩한 연기를 보여주는 김성균은 그 장면에 대해 "관객들에게는 안도의 웃음인 것 같다.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웃어서 깜짝 놀라기는 했다. 막판에 승혁의 짐승 같은 모습을 한 번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니까"라며 "어쨌든 승혁 캐릭터가 너무 안 돼 보이거나 불쌍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찌질하고 힘 앞에서 맥도 못추는 사람이 정말 우리의 소중한 아이를 해치는 게 더 끔찍하고 분노스러울 수 있다는 느낌으로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개봉, 6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도 비슷한 모습이 있다. 영화 후반부 최고의 악당 베인(톰 하디)이 맹목적인 사랑의 '순정 마초'로 변신하는 장면이 그것. 한 없이 찡하고 감동적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턱'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도 있다. 악당 베인의 180도 캐릭터 변신은 그 만큼 관객들에게 엇갈린 반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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