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 위원, "류현진 불운,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18 16: 54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 것이다".
'괴물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의 불운은 지켜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한숨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류현진은 올해 5승7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1위(153개)에 퀄리티 스타트 2위(15경기)를 자랑하지만 그가 선발등판한 20경기중 10경기에서 1득점 이하 지원. 제 아무리 류현진이라도 승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도 쉽지 않아졌다.
지난 17일 대전 LG전에서도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류현진에게 주어진 건 승리가 아닌 패배. 이날 경기를 직접 중계한 이효봉(49) XTM 해설위원은 18일 대전 한화-LG전을 앞두고 "살다 보면 그럴 때도 있다"는 말로 류현진을 위로했다. 이 위원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지금을 돌아보면 그때 정말 불운했다고 생각할 날이 올 것"이라며 류현진이 지금의 불운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류현진의 강력함이 분명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 위원이 걱정한 것도 류현진의 승리가 아니라 류현진의 상태였다. 이 위원은 "과거보다 현진이의 위기관리능력에서 떨어진다. 어제(17일) 같은 경우에도 선취점을 주고 경기 흐름을 내줬다. 야구에서 기싸움이 중요한데 과거처럼 류현진이 나오는 날 상대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해 20경기 중 선취점을 내준 게 11경기이며 팀이 득점을 올린 바로 다음 이닝에 실점한 게 4차례, 리드를 못 지키고 동점·역전을 허용한 것도 4차례였다. 한 이닝 3실점도 5차례나 된다.
이 위원은 이날 경기 전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씨에게 "오늘 현진이 어떨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다. 류씨의 대답은 "붙어봐야 알지"였다. 이 위원은 "예전에는 무조건 '잘던지겠지'라고 대답하셨는데 어제는 처음으로 '붙어봐야 알지'라고 말씀하시더라. 류현진이 나오는 날 '게임 셋' 분위기가 아니라 상대 팀에서도 이제는 '붙어봐야 안다, 던져봐야 안다'며 달려들고 있다. 그런게 진짜 무서운 것"이라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류현진의 강력함이 떨어진 데에는 결국 공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주무기였던 서클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고, 위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공의 힘도 떨어졌다. 이 위원은 "데뷔 후 5년간 많은 공을 던졌다. 강팀에서 관리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이다. 물론 현진이는 멘탈이 강한 선수이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현진이에게 지금 당장 1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몇 승 하는 것보다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어 메이저리그에서 몇 승을 할지가 더 궁금하다. 지금 당장의 불운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해야 할 게 많은 투수"라며 류현진이 최상의 몸 상태로 세계 최고 무대 메이저리그 도전하기를 바랐다. 야구 선배로서 진심 어린 마음에서 우러난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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