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스퀴즈가 아니라 기습 번트였다.
LG는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5회 1사 1·3루에서 김태완이 한화 선발 류현진으로부터 1루 쪽으로 절묘한 번트를 대며 3루 주자 정의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게 이날 경기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아쉽게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도 경기 후 복도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김기태 감독에게 "거기서 왜 번트 대셨어요. 반칙이에요"라고 애교 섞인 항의를 했다고.
김기태 감독은 류현진에게 "너니까 번트 댔지"라고 답하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스퀴즈가 아니라 기습 번트였다. 1·3루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스퀴즈 번트 사인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1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스퀴즈 사인이 아니라 기습 번트였다. 나는 올해 스퀴즈 사인을 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상황도 그랬다. 1사 1·3루에 타자는 김태완, 3루 주자는 정의윤이었다. 김태완이 번트에 능하고, 정의윤의 주력이 나쁘지 않으며 상대 투수가 류현진이라는 점이 이날 기습번트의 배경이 됐다. 김태완은 1루 쪽으로 절묘하게 번트를 댔고, 3루 주자 정의윤이 홈으로 스타트했다. 투수 류현진은 홈으로 승부할 겨를도 없이 1루로 던져야 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왼손 투수이기 때문에 홈으로 승부할 때 백핸드로 던져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절묘한 기습번트로 LG는 다시 리드를 잡을 수 있었고, 류현진과 한화의 맥을 빠지게 만들었다. 올해 LG는 번트로 올린 득점이 5차례나 되는데 스퀴즈가 아니라 기습 번트 사인으로 벤치의 사인과 선수들의 판단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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