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나이트의 위기관리 능력 단연 최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8.18 17: 18

"흔히 위기관리 능력이 좋다고 표현하는데 어제 경기가 딱 그런 케이스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브랜든 나이트의 위기 관리 능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나이트는 17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매 이닝마다 주자를 출루시키며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6이닝 무실점(7피안타 4볼넷 5탈삼진) 호투를 선보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투수는 권투와 비슷하다. 잽을 많이 맞으면 데미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투수 또한 위기 상황이 많아 질수록 투구수가 늘어나는 등 누적될 수 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구위와 볼배합이 더욱 좋아졌다"고 나이트의 관록투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포수 허도환의 만점 리드도 뛰어 났지만 나이트의 컨트롤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나이트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은 강윤구, 문성현, 한현희 등 젊은 투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듯. 김 감독은 "애들이 보면 느끼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뛰어난 실력 못지 않게 인성까지 겸비한 나이트. 김 감독은 "인성이야 벌써 다 아는 사실 아니냐. 야구장에서 큰 소리 친 적 있었는가. 늘 조용하게 신문보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한다"고 했다. 유니폼을 벗으면 영락없는 원어민 교사 모드다.
"지금의 외국인 투수들을 교체한다고 더 좋은 선수들이 온다는 보장이 있는가. 결정은 구단 측에서 하겠지만 구단도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김 감독 또한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의 재계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언젠가 나이트는 국내 무대에서 은퇴한 뒤 지도자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김 감독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 때 현대 유니콘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마이클 캘러웨이와 만난 일화를 공개했다. 캘러웨이는 현역 은퇴 후 마이너리그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캘러웨이는 2005년 16승 9패, 2007년 14승 7패를 거두며 현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동료 선수들과 격의없이 지낼 만큼 국내 문화에도 빠르게 적응했었다.
김 감독은 "캘러웨이도 굉장히 차분하다. 이곳에서 성실함을 인정받으면 타 구단에서도 지도자로 뛸 수 있다. 꼭 국내 코치만 하라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가능하다"며 "한 팀에서 오랫동안 뛰면서 은퇴하면 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2009년 삼성에서 첫 발을 내디딘 나이트는 외국인 선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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