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징크스다.
윤성효 감독이 지휘하는 수원은 1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28라운드 서울과 원정경기서 라돈치치가 2골을 잇달아 뽑아내며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15승 6무 7패 승점 51점을 기록, 이날 인천에 패배한 울산을 제치고 리그 3위로 도약했다. 또한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6연승(리그 5승+FA컵 1승)을 기록하며 사실상 천적으로 등극했다. 반면 서울은 최근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와 2012 시즌 정규리그 홈 무패(11승 2무) 기록을 중단하게 됐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두 번의 패배가 아닌 6연패는 천적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기록이다. 특히 전력의 차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에서 잇달아 진다는 것은 패배를 당하는 팀으로서는 수치다. 서울은 수원전 패배로 리그 선두를 지켜내는 것도 불확실하게 됐다.
수원전 5연패에 빠져 있던 서울이지만 이날 만큼은 서울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수원의 주축인 오범석과 서정진, 에벨톤C가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데다가 올림픽에 출전했던 골키퍼 정성룡이 어깨 부상, 알 자지라(UAE)로 이적을 추진했던 이용래는 정밀 검사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것.
수원으로서는 차·포를 떼고 장기를 한다는 말도 부족했다. 주전의 절반 가까이를 전력에서 제외한 상황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오늘 상대보다 우리 선수들이 더 많이 뛸 것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없이 하라고 주문했다"며 어느 때보다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미소를 짓는 쪽은 수원이었다. 서울이 경기 내내 점유율에서 60% 이상을 유지했고 슈팅 수는 3배나 더 많았지만, 결과를 승리로 연결하지 못한 이상 서울에 남는 것은 '패배'라는 단어 하나였다.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경기 전 "수원에 감독으로서 3연패를 당했다. 지도자로서 한 팀에 계속해서 진다는 것은 좋지 않은 기억이자 기록이다"며 강한 동기부여를 했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서울로서는 수원을 상대로 징크스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유리한 홈경기, 그리고 전력에서 우세, 압도적인 경기 내용 등 모든 면에서 완벽했지만 승패라는 가장 중요한 결과에서 6연패를 기록한 만큼 반박의 여지를 남겨두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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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