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할4푼' 정근우, SK 상승세와 엇박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8.19 07: 59

"팀을 이끌고 가줘야 하는 선수인데…."
SK 붙박이 2루수 정근우(30)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근우는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변함 없이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때마다 보여주는 환상적인 수비는 이제 정근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러나 원래 자리였던 톱타자가 아니라 6번 타자였다. 벌써 3경기 연속 6번이다.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정근우를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다. 톱타자에 대한 부담을 버리라는 뜻. 그러나 정근우는 이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팀은 이날 2-1로 이겨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를 포함한 정근우의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6리. 시즌 타율도 타율이지만 8월 타율이 1할4푼. 그야말로 충격적인 성적표다.
고려대 졸업 후 지난 2005년 SK에 입단한 정근우는 그 해 1할9푼3리를 기록했다. 2006년 주전으로 발탁되면서 2할8푼4리로 서서히 타격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는 5년 연속 3할 타율을 유지했다. 때문에 2006년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에서 붙박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이런 화려한 대표팀 경력이 아니라도 정근우의 타격은 자타가 공인하는 것이었다.
이에 김경기 타격 코치는 정근우의 상태에 대해 "당장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좀더 이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냉정하게 진단하면서도 "연습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너무 좋아 기대를 걸게 만든다"고 고개를 꺄우뚱했다. 이어 "정근우는 원래 훈련 때 하는 것을 경기에서 그대로 표현해내는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에만 들어가면 연습 때 했던 것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김 코치는 "정근우는 몰아치기가 능한 선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이 잘 안되는 것 같다"며 "현재는 주위의 조언이 들릴 시기가 아니다. 워낙 자존심이 강하고 용납을 모르는 선수라 더 그렇다. 타선을 끌고 가야 하는데"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전체적으로 SK 타선은 살아나고 있다. 
유독 정근우만 좋지 않다. 정근우 자신도 답답하다. 정근우는 "이것저것 시도를 해봤는데 안된다"면서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고 허탈해 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정근우에게 여전히 긍정적이다. 김경기 코치는 "근우가 못할 때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 다행스럽다"면서도 "3할을 꾸준히 쳐왔던 선수인 민큼 결국 그 수준은 해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양승호 롯데 감독도 정근우를 보고 "워낙 성실하고 궤도에 올라 있는 선수라 곧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애버리지가 있는 선수들은 결국 그 수준을 맞추게 된다. 설사 좋지 않더라도 FA로 풀리면 데려갈 팀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한 주위의 기대 속에 정근우가 언제쯤 다시 제 모습으로 활개를 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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