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이라기 보다는. 그냥 예전보다 나아진 정도랄까요”.
겸손하게 말을 이어갔으나 이야기를 맺으면서 포수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야심을 비췄다. 신고선수로 출발해 어느덧 당당히 1군 포수진의 일원으로 자리한 이지영(26, 삼성 라이온즈)은 그렇게 내일을 기다렸다.
제물포고-경성대를 거쳐 지난 2008년 삼성의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지영은 대학 입학과 함께 단숨에 팀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고 2학년 시절이던 2005년 야구월드컵 대표로 선발되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 그러나 178cm 83kg로 포수치고는 크지 않은 체격과 송구동작에서의 약점으로 인해 드래프트에서 물을 먹은 뒤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지난해까지 2년 간 상무에서 복무하며 경기 경험을 쌓은 이지영은 올 시즌 31경기 3할2푼9리 6타점(18일 현재)에 대타 타율 3할7푼5리로 공격형 포수의 면모를 비추고 있다. 베테랑 주전 진갑용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어 백업 포수로 1군에 올라있으나 공격력에서의 우위를 보이며 채상병, 현재윤, 이정식 등 좋은 기량을 갖춘 선배들을 제치고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충분하다.
“1군에서 계속 있다는 자체로도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은 김진수 배터리코치(현 두산)님과 함께 하면서 경험을 쌓았고요. 아직 제 기량에 대해서 발전이라는 단어보다는. 그냥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정도가 더 알맞을 것 같네요”.
컨택 능력과 볼배합에 있어 은근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지영은 자신의 보완점에 대해 “송구 능력과 블로킹”을 꼽았다. 이지영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은 1할3푼3리로 아직 기량 연마가 더욱 필요하다. 또한 체인지업, 포크볼, 스플리터 등 떨어지는 구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현대 야구 특성 상 블로킹 능력의 발전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삼성에서 이지영에 기대를 갖고 있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훗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한 젊은 포수의 필요성이다. 공수를 겸비한 모습으로 팀 우승 4번을 함께했던 주전 진갑용이 여전히 공수겸장 포수로서 맹활약 중이다. 그러나 진갑용은 우리 나이로 어느덧 서른 아홉이 된 베테랑. 후발 주자인 채상병, 현재윤, 이정식은 모두 30대에 들어섰다. 반면 이지영은 아직 20대 중반의 포수인만큼 미래 활약도를 더욱 기대할 만 하다.
“팀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요. 갑용 선배 그 이후 누군가 나와야 하니까요. 그 다음을 위해서 점차 나아가면서 세대교체 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진갑용 선배 그 이후 삼성 포수진이 튼튼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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