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견제와 몸쪽 공략. 4할 도전의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의 4할 도전이 쉽지 않아졌다. 4월(0.460)~5월(0.410) 4할대 불방망이를 치다 6월 한때 2할대(0.283)로 주춤한 김태균은 7월(0.393)~8월(0.381) 여름에 다시 치고나갔다. 그러나 최근 7경기에서 21타수 5안타 타율 2할3푼8리로 주춤하고 있다. 볼넷 7개를 골라냈지만 상대의 견제 및 공략이 만만치 않다.
지난 18일 대전 LG전에서 김태균은 볼넷 하나로 출루했을 뿐 삼진만 2개를 당하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3할8푼8리로 떨어졌다. 지난달 27~28일 광주 KIA전 2경기 연속 4타수 무안타 침묵으로 타율이 3할8푼6리까지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하락했다. 남은 33경기를 고려하면 바로 지금이 4할 도전에 최대 고비인 것이다.

특히 18일 경기에서 LG 김광삼은 김태균을 2번이나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핵심 키워드는 몸쪽 공략이었다. 2회 몸쪽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잡았고 4회에는 몸쪽 떨어지는 포크볼로 3루 땅볼을 이끌어냈다. 7회에도 몸쪽 승부 이후 결정구로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김광삼이 김태균 상대로 던진 15개 공중에서 8개가 몸쪽으로 향했다. 그는 "조계현 수석코치님께서 김태균에 대한 공략법을 이야기해주셨다. 결국 몸쪽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몸쪽을 던지지 않으면 잡기 힘든 타자"라며 "안 맞겠다는 것보다는 장타만 안 맞으면 되니까 코스에 던지는데 집중했다. 몸쪽 승부를 하다 보니 바깥쪽 공으로도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태균뿐만 아니라 모든 타자들이 몸쪽으로 잘 제구된 공을 치기란 어렵다. 문제는 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의 제구력과 배포다. 올해 김태균을 상대로 1경기 삼진 2개를 잡은 투수는 윤석민·김진우·이용찬·유먼·서재응·송은범·김광삼 등 7명인데 정교한 제구와 배포를 지녔다. 그러나 제구가 안 된 몸쪽 공은 가운데 몰리는 실투이고 김태균은 이를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을 가진 타자다.
더 큰 문제는 상대의 집중견제. 김태균의 앞뒤를 감싸고 있는 장성호와 최진행이 8월 이후 타격 침체에 빠지며 김태균을 향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상대 투수들은 김태균에게 몸쪽 승부를 하다 제구가 되지 않거나 별다른 반응이 오지 않으면 차라리 걸린다는 심정으로 승부한다. 모팀 투수는 "어차피 김태균은 피한다는 전략으로 붙는다"고 했다. 김태균은 8월 14경기에서만 볼넷 15개를 얻었다. 26경기에서 볼넷 21개를 얻은 5월의 페이스를 뛰어넘는다.
김태균은 "몸쪽으로 승부해도 가운데 몰리는 실투만 안 놓치면 된다. 볼넷이 많은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제구되는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와 '아니면 말고' 식의 피해 가는 승부에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4할 도전의 최대 고비를 맞이한 지금 3할8푼8리라는 타율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함을 느껴야 할지 모른다. 타율 2위 강정호(넥센·0.315)와는 무려 7푼3리 차가 나는데 이는 역대 타율 1·2위 간 가장 큰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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