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의 조건, 3경기 연속 활약. LG 상대로도 이어갈까.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천적으로 군림한 LG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박찬호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올해 LG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박찬호가 이번에도 위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팀이 또 수렁에 빠지고 있는 만큼 맏형의 호투가 절실하다.
박찬호는 올해 19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기대이상 성적이다. 18경기 중 9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한 그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6월초와 7월말 피로 누적과 허리 통증으로 딱 2번 로테이션을 거른 게 전부다.

특히 LG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LG전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92로 호투했다. 지난 4월18일 청주 경기에서는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이어 허리 통증을 느낀 후 13일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1일 잠실 경기에서도 박찬호는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원래 박찬호가 강했던 팀은 두산이었다. 한국프로야구 데뷔전 승리, 최다 이닝 승리 모두 두산 상대로 거뒀다. 그러나 3번째 맞대결에서부터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하더니 결국 지난 7일 대전 경기에서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8실점 난타를 당하며 한국 데뷔 이후 최다 실점으로 무너진 기억이 있다.
특정팀에게 3경기 연속으로 잘 던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목동 넥센-한화전이 우천 연기된 뒤 넥센 김시진 감독은 "한 팀을 상대로 3번 연속 잘 던진다는 건 쉽지 않다"며 내심 이날 선발 예고된 박찬호와 대결이 빗나간 것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박찬호는 넥센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74 호투했다.
박찬호와 맞대결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최근 LG 타선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8월 이후 15경기에서 팀 타율 2할9푼1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박찬호도 최근 2경기에서 연속 패전투수가 된 만큼 절대 피할 수 없는 승부. 박찬호는 2연패만 2번 있을 뿐 아직 3연패는 없다. 이날 승부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맞서는 LG에서는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30)가 마운드에 오른다. 주키치는 올해 23경기에서 10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3.28로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정도로 꾸준함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한화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74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8경기에서 4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찬호와 주키치는 지난 18일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잠깐 만나 웃는 낯으로 주먹을 부닥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