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손가락' 자극 소재+빠른 전개, 김순옥표 드라마의 귀환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8.19 09: 10

 
자극적인 소재를 재료로 한 시간을 쉬지 않고 내리 달렸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유례없는 스피드 전개를 펼쳤던 김순옥 작가다운 필력이었다.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은 방화, 불륜, 시집살이,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를 한 회에 몰아넣으며 강한 이야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악기 회사 가문을 배경으로 시어머니와 남편, 아들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지만 멸시 당하는 영랑(채시라)과, 그의 안하무인 피아니스트 아들 인하, 그리고 만세(조민기)의 외도의 결과이자 어느 날 갑작스레 등장해 영랑과 인하를 충격에 빠뜨리는 지호가 ‘다섯손가락’ 첫 방송에서 소개된 주요 인물이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강하고 뒤틀린 면모들로 가득했다. 영랑은 남편 만세가 자신의 후배와 바람을 핀다는 사실을 알고도 큰 소리 한 번 내는 법 없었고 이를 “모두 가정을 위해”라고 포장했다. 이 같은 영랑의 태도에 만세는 염증을 느끼지만 곧 아내의 과거 남자를 들먹이며 모든 것이 영랑 탓이라고 뒤집어씌우는 식이었다. 
어떻게든 아내의 질투심을 끄집어내겠다며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만세나, 지호에게 부모-자식 관계로 지내보자며 모성의 눈물까지 보이는 영랑은 어그러짐으로 가득 한 인물 자체였다.
하지만 강한 캐릭터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빠른 전개의 동력이 됐다. 밖에서 낳아온 지호를 데려와 “이제부터 내 아들”이라고 ‘명령’하는 만세와, 이를 한 마디 불평 없이 수용하는 영랑으로 인해 지호와 인하가 한 집에 모일 수 있었던 것.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로 대변할 수 있는 절대음감의 지호와 노력파 인하의 대결,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숨겨놓은 분노를 터뜨리며 친아들 인하를 지원사격하는 것으로 지호와 반목하게 될 영랑까지 ‘다섯손가락’이 그려낼 갈등이 한 회 만에 자리를 잡았다.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등을 집필하며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채는 데 성공,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박에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김순옥 작가의 필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또한 중견 탤런트 장서희를 ‘인어아가씨’ 이후 다시 한 번 스타로 발돋움시켰던 김 작가의 화력이 오랜만에 컴백하는 주지훈에게도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항. 다만 ‘아내의 유혹’이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던 만큼 자극적인 전개에 대한 불안감은 ‘다섯손가락’이 안은 위험요소다.
sunha@osen.co.kr
SBS ‘다섯손가락’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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