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 김재원 주연의 ‘메이퀸’이 첫 방송부터 막장 전개로 흡입력을 높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자극적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은 꿈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와 달리 살인과 음모로 포문을 열었다. 전작 ‘닥터진’이 시공간 초월과 의학드라마라는 소재로 젊은층을 겨냥했다면 ‘메이퀸’은 중장년층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한 드라마를 표방했다.
돈과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가리는 것 없이 악질적인 일만 벌이는 장도현(이덕화 분)과 그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고난인 천해주(김유정 분, 성인 한지혜 분)를 대비시키며 선악대결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우선 이날 방송에는 악의 축인 도현이 마이크로 필름을 차지하기 위해 절친한 동생이자 석유학자인 윤학수(선우재덕 분)를 죽이는 끔찍한 장면으로 시작했다. 도현은 학수를 죽인 후 그의 친구인 박기출(김규철 분)을 겁박, 학수와 이금희(양미경 분)의 딸 해주를 납치하게 한다.
기출은 자신과 아들 박창희(박건태 분, 성인 재희 분)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도현의 말대로 해주를 납치해 선배 천홍철(안내상 분)에게 돈을 주고 맡겼다. 아무 것도 모르는 금희는 해주가 실종된 줄만 알고 자신을 좋아하는 도현과 재혼했다.
시간이 흐른 후 홍철은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기출을 찾아왔다. 그리고 기출을 아버지로 아는 해주는 도현의 딸 장인화(현승민 분, 성인 손은서 분)와 전학 첫날부터 다툼을 벌였다. 인화는 옷차림과 말투가 촌스러운 해주를 무시했고 두 사람은 서로의 뺨을 때리며 싸웠다.
학교 선생은 해주는 집이 가난하고 인화는 잘 산다는 이유로 차별을 했다.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도현의 아들인 장일문(서영주 분)은 기출의 아들인 창희가 자기보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괴롭혔다.
이처럼 ‘메이퀸’은 도현이 이끄는 천지그룹 일가가 살인으로 창출한 부를 이용해 저지르는 악행을 첫 방송부터 배치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해주와 창희는 도현 일가로 인해 편치 못한 하루하루를 보내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극명한 선악대결은 진부했고 계모인 조달순(금보라 분)이 해주를 괴롭히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메이퀸’은 첫 방송부터 욕하면서도 보는 까닭에 시청률이 높다는 막장 드라마의 기미를 보였다.
이날 이 드라마는 울산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에 극중 인물들이 걸쭉한 사투리로 맛깔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쫄딱 망한 홍철 가족이 벌에 쏘이고 길거리에 내앉는 막막한 상황을 다소 코믹스럽게 표현하며 너무 무겁지는 않게 극을 풀어나갔다. 중견배우 안내상, 금보라는 물론이고 아역배우 김유정, 김동현 등의 사투리도 비교적 어색하지 않았다.
'메이퀸'은 조선업을 배경으로 야망과 사랑, 배신과 복수, 몰락과 성공을 그린 작품으로 '욕망의 불꽃', '보석비빔밥' 등을 연출한 백호민 PD와 '프레지던트', '천추태후'를 집필한 손영목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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