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컵 우승을 한 번 밖에 못해봐서 선수들에게 올해는 꼭 우승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어지간해서는 선수들을 상대로 '우승하자' '꼭 이기자' 같은 말을 잘 하지 않는 신치용 감독의 입에서 나온 소리치고는 생소했다. 하지만 그만큼 삼성화재는 컵대회 우승을 강하게 바라고 있었다.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14 16-25 25-20 25-20)로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를 꺾고 승리를 거뒀다. 컵대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 승리로 준결승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첫 세트를 너무 쉽게 이기고 나니까 선수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이겨야한다는 그런 의욕적인 상태로 쉽게 못 들어가더라"며 "고준용이나 지태환이 잘 해줘야 하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태환이가 못해줬다.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데 에이스 역할을 못해봐서 자신감이 없다"고 젊은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가빈 슈미트를 떠나보낸 삼성화재는 용병 없이 치르는 코보컵에서 공격을 책임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바라고 있다. 어떤 용병이 합류하더라도 토종 거포 박철우와 함께 공격의 핵을 책임져줄 선수가 나타나준다면 그보다 더 안심이 될 수는 없는 일.
여기에 더해 삼성화재로서는 코보컵 우승이 절실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려 6번이나 우승하며 최강자의 위치를 굳힌 삼성화재지만 컵대회에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해로 7회째를 맞는 컵대회에서 삼성화재가 우승한 적은 2009년 단 한 번뿐.
신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훈련 기간 동안 "코보컵 우승을 한 번 밖에 못해봐서 선수들에게 올해는 꼭 우승해 보자고 이야기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원래 그런 소리를 잘 하시는 분이 아닌데 컵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니 우승 꼭 하자고 하시더라"며 "선수들도 코보컵 우승을 바라보고 힘든 훈련도 이겨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 감독에게 이날 경기는 썩 만족스럽지 못한 듯 했다. "만족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도록 하겠다"며 욕심을 보인 신 감독이 과연 컵대회 우승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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