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타선이 오랜만에 화끈한 지원 사격을 펼쳤다.
한화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와의 홈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박찬호가 6이닝을 4실점으로 막았지만 한국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 2개를 맞고 가장 많은 9안타를 허용한 경기에서 화끈한 지원으로 패전투수 조건을 없앴다.
지난 14일 포항 삼성전 이후 5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 공 11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으나 2회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던진 5구째 118km 커브가 가운데 높게 몰리는 바람에 좌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3회에도 오지환에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박용택에게 던진 5구째 몸쪽 141km 직구를 공략당하며 투런 홈런까지 맞았다.

박찬호가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맞은 건 한국 데뷔 후 처음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2이닝 동안 피홈런 5개에 불과했지만, 이날은 2~3회 연속 홈런으로 고생했다. 5회에도 3연속 안타로 4실점째를 허용했다. 피홈런 2개도 처음이었지만 피안타 9개도 한국 데뷔 후 최다 기록.
하지만 관록의 박찬호는 6회까지 안타 9개를 맞는 중에도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하나도 주지 않는 무사사구 피칭으로 투구수를 최소화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러나 한화 타선은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에 산발 2안타로 막히며 6회말 공격에 들어가기 전까지 0-4로 뒤졌다.
지난 17~18일 경기에 이어 이날 5회까지 23이닝 동안 1득점에 그친 한화 타선이 승부를 뒤집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류현진-김혁민 원투펀치에게 승리를 안기지 못한 한화 타선은 최고참 박찬호의 패전 만큼은 용납하지 않았다. 6회말부터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부를 뒤집은 것이다.
오선진과 최진행의 볼넷으로 만든 1·2루 득점권 찬스에서 4번타자 김태균이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날 경기 첫 득점 올렸다. 계속된 찬스에서 바뀐 투수 이동현을 상대로 이대수가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대타 김경언까지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LG는 다시 좌완 이상열로 투수교체.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온 장성호가 이상열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만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차까지 쫓아갔다.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고동진도 이상열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며 6구째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2연속 풀카운트 밀어내기 볼넷으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박찬호의 패전 조건을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한화는 7회 이여상의 안타와 2루 도루에 이어 김태균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3루에서 이대수 결승 우전 적시타가 나오며 5-4 역전에 성공했다. 최근 5경기에서 7득점에 그친 한화 타선이지만, 이날은 6~7회에만 5득점을 집중시키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국 데뷔 첫 2피홈런 경기로 아쉬움을 남긴 박찬호도 오랜만에 타선 지원의 덕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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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