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소녀팬들로부터 '김종민'이라는 굴욕을 당했던 '윤이 오빠' 김민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민종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에서 따뜻하고 사려 깊은 변호사 최윤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특히나 연인 임메아리(윤진이 분)와 펼친 가슴 절절한 로맨스는 일품이었다는 평가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김민종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고된 촬영 후 힘들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 ‘신사의 품격’의 여운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또 그는 10여년 만에 맞이하는 제2의 전성기를 한껏 만끽하고 있다.

-연기적으로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 나에 대한 변화가 기분이 좋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 ‘신사의 품격’은 40대 돼서 처음 맞이하는 작품이다. 그 전까지는 현장에 대한 책임감이 없었다. 너무 책임감 없는 기분파로 움직였다. 촬영 전날 술을 자주 먹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현장에 가면 늦게 되고, 늦음과 동시에 술 냄새도 나고 카메라 앞에서 얼굴도 안 좋고, 대사도 버벅거리게 된다. 예전이야 어려서 괜찮다고 해도 인제 그래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자고 약속했다. 이번에 그 약속이 끝까지 지켜졌다. 촬영 끝나고 유혹의 손길이 많았는데 과감하게 뿌리쳤다.(웃음) 그게 곧 작품에 드러나더라. 그런 면에 있어서 ‘신사의 품격’은 전환점이 큰 작품이고, 배우로서의 모습도 큰 그림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여운이 깊은 것 같다. 쉽게 빠져나올 것 같지도 않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기분을 즐기고 싶다.
-이번 드라마에서 본인의 곡을 리메에크해 불렀다.
▲ 드라마에서 내가 불렀던 노래가 나오는데 너무 좋았다. 새로 OST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지만, 참여할 수 있는 여유도 없어서 실천에 옮길 생각도 못했다. 추천할 만한 노래가 있냐는 말에 ‘아름다운 아픔’을 추천했다. 이 곡에 애착이 있었다. 시간에 쫓기면서 편곡하고 녹음을 했는데 만족감 있게 나온 것 같다. 그 노래를 몰랐던 어린 친구들이 노래 좋다고 호응해줄 때 기분이 좋고 행복했다.
-드라마에서 소녀시대 수영과 춤도 췄는데.
▲ 작가와 만나서 얘기하는데 소녀시대 수영의 팬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수영의 카메오 출연을 약속하고 촬영을 했다. 대본을 봤는데 머리가 아프더라. 대본상에서는 ‘슛슛슛 춤을 추는 윤’이었다.(웃음) 준비 없이 갔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수영이 앞에서 춤을 춰야하는데 안무실에 가서 연습도 했다.(웃음)
-김은숙 작가가 ‘야한드라마’를 표방했다. 하지만 ‘윤메알(윤·메아리)’커플에겐 진한 스킨십이 없었다.
▲ ‘윤메알’ 커플에게 강도 짙은 멜로가 있었다면 시청자에게 사랑을 못 받았을 거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면이 그 커플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그들의 그런 순수한 면이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낸 거 아닌가 싶다.
-이제 나이가 불혹이다. 결혼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겠다.
▲ 결혼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마음을 비웠다.(웃음) 결혼을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아이는 보고 싶다. 동건이가 자극을 많이 줬다. 동건이는 핸드폰에 아이의 동영상을 찍어서 가끔 보고 있더라. 가끔 아이랑 통화할 때도 진짜 부럽고 자극도 됐다. 수로 형도 와이프 자랑을 많이 하고, 종혁이도 제수씨와 아이를 촬영장에 자주 데려왔다. 우리 네 사람은 평생 보기로 다짐했다. 평생 볼 수밖에 없는 인연이 됐고 보게 될 텐 데 인연이 생기면 이왕이면 인연을 더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자를 보는 기준이 높진 않나.
▲ 나는 이상형보다는 꽂히면 잡아야 되는데 꽂히는 여자가 없다.(웃음) 이상형은 잘 모르겠다. 내가 꽂히면 뭐든 다 할 자신이 있다.(웃음)
-만약 ‘신사의 품격’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담길 것 같나.
▲ 거기까진 상상도 못해봤다. 작가의 몫이다. 시즌1을 너무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네 사람도 캐릭터도 그대로 가야될 것이고 의기투합이 돼야한다. 배우들의 의기투합뿐만 아니라 그걸 풀어나가려면 김은숙 작가가 있어야 한다. 그 이야기는 1과 같은 형식으로 가야하지 않겠나. 결혼 뒤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거고, 드라마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영화면 더 파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40대와 20대 남자의 사랑과 우정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 40대에게는 책임감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 와인도 숙성되면 은은한 맛이 나듯이 40대가 되면 성숙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은 아직 20대 중반에 멈춰있다.(웃음) 분명한건 뭐든지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한다. 내가 아저씨란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정신연령은 20대라고 낮춘다.(웃음) 요즘은 말과 행동을 조심하려고 애쓰는 나를 보게 된다.
pontan@osen.co.kr
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