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힘 떨어졌나? 피홈런-피안타율 증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0 09: 49

눈에 띄는 피홈런 증가. 어떻게 봐야 할까.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8월 이후 피홈런이 증가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19일 대전 LG전에서 6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막았다. 한국 데뷔 후 가장 많은 9안타를 맞았는데 그 중에는 홈런도 2개 있었다. 박찬호가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맞은 건 한국 데뷔 후 처음이었다. 결국 2개의 피홈런으로만 3실점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박찬호는 9이닝당 피홈런 1.0개를 기록했다. 물론 박찬호가 전성기를 보낸 시기는 약물의 시대로 스테로이드 거포들이 많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42이닝 동안 피홈런 3개로 9이닝당 0.6개로 줄었고,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7월까지 16경기에서 86이닝 동안 피홈런 3개로 9이닝당 0.3개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대전·청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땅볼 유도형 투수로 거듭나며 피홈런을 최소화했다. 경기장 특성에 맞게 볼 배합에 변화를 주며 노련함을 과시했다. 그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지만 구장별로 변화를 준다. 아무래도 작은 구장에서는 더 낮게 던지려 한다. 하지만 어느 구장에서든 실투는 홈런을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8월 이후 4경기에서 22이닝 동안 홈런 4개 맞으며 지난 4개월간 맞은 것보다 더 많이 허용했다. 9이닝당 피홈런이 1.6개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 7일 대전 두산전 김현수, 14일 포항 삼성전 최형우, 19일 대전 LG전 정성훈·박용택에게 3경기 연속 홈런을 맞았다. 3경기는 물론 2경기 연속 피홈런도 처음이다.
피홈런 4개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높은 공이었다. 김현수와 정성훈에게는 가운데 높은 직구·커브를 던지다 통타당했고, 최형우와 박용택에게는 몸쪽 높은 직구가 공략당했다. 물론 최형우와 박용택의 홈런은 타자가 잘 끌어당겨친 결과였다. 박찬호도 "최형우의 홈런은 실투가 아니라 타자가 잘 친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이 높게 몰리면 큰 것을 맞게 된다. 모두 5~6구 승부에서 맞을 정도로 타자가 끈질기게 물고늘어질 때 실투가 나왔다.
이는 8월 들어 공에 힘이 떨어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박찬호는 8월 피안타율 3할4푼8리로 4~7월 피안타율 2할5푼8리보다 9푼이나 높아졌다. 8월 4경기에서 모두 7안타 이상 맞았다. 4~7월 16경기에서 7안타 이상 맞은 건 4경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타자들이 박찬호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박찬호는 7일 두산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지며 최소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기간 볼넷은 5개로 9이닝당 2.05개에 불과하다. 보다 공격적인 투구 패턴으로 승부하다 보니 정타를 맞는 경우도 많지만 선발답게 이닝 소화 능력은 충분하다. 그는 8월 팀내 선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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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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