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신인 1라운드 '영광의 얼굴', 현재 모습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0 08: 00

지난해 8월 25일, 2012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신청을 한 770여명의 선수들은 일생에서 가장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학창시절 야구에만 매진을 했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프로팀의 부름을 받은 건 94명에 불과하다.
특히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9명의 표정은 제각기 달랐다.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도 있었고 너무 일찍 자신의 이름이 호명돼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1년 전 1라운드에 지명되는 행운을 누린 9명의 새내기 프로야구 선수들, 현재 모습은 어떨까.
▲ 어엿한 1군 주전선수- KIA 박지훈, 넥센 한현희

작년 1라운드 지명 신인 가운데 1군에서 팀의 주전급 선수로 자리잡은 건 대졸투수 KIA 우완 박지훈과 고졸투수 넥센 사이드암 한현희다.
특히 박지훈은 전반기 KIA의 필승조로 활약,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경북고-단국대를 졸업,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KIA에 입단한 박지훈은 올 시즌 38경기에 출전, 2승 3패 10홀드 2세이브 49이닝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 중이다.
6월까지 박지훈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우완 불펜요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당시 홀드 8개와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최초로 순수신인 신인왕이 될 것이란 예상도 많았다. 하지만 신인에게 가장 힘들다는 여름이 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고 있고 각 팀에서 분석도 완료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성장통이다.
경남고를 졸업, 지난해 최대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던 넥센 한현희는 겁 없는 신인이다.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8경기에 등판, 1승 4패 3홀드 53⅔이닝 평균자책점 3.69를 올리고 있다. 140km대 후반에 이르는 빠른 공, 무엇보다 타자들과 상대할 때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이 돋보인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5월 2군에 다녀온 뒤 자신감을 되찾았다.
▲ 1군과 2군을 오간다- 한화 하주석, LG 조윤준, 두산 윤명준, SK 문승원
한화 내야수 하주석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번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신일고 출신인 하주석은 1학년 때부터 주전 내야수로 출전,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으며 꾸준히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는 등 공수주를 고루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 1군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44경기에 출전, 타율 1할5푼8리 1홈런 2타점만을 기록 중이다. 퓨처스 성적은 35경기 타율 2할4푼1리 1홈런 11타점,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는 하주석이지만 장차 한화의 미래가 될 재목이라는 판단으로 구단 차원에서 육성 중이다.
LG 포수 조윤준 역시 팀의 미래가 될 선수다. 조윤준은 천안북일고-중앙대를 졸업하고 1라운드 3번으로 전격 지명됐다. 조인성이 FA를 통해 SK로 이적하면서 LG의 주전포수 자리는 무주공산, 신인 조윤준도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8월이 돼서야 1군에 등록된 조윤준은 최근 선발로 출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1군 성적은 10경기 타율 1할7푼4리, 퓨처스에선 51경기 타율 2할3푼 3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 우완 윤명준은 광주동성고-고려대 출신으로 대학투수 최대어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혔다. 지난해 11월 두산의 미야자키 교육리그서도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기대가 높았다. 당시 두산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다. 1군 즉시 전력감"이라고 평가를 했다. 다만 오른 발목 수술 후 아직 투구 밸런스가 돌아오지 않았다. 5월 잠시 1군에 올라와 3경기서 1⅓이닝 3실점만 기록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퓨처스에선 11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 중이다.
SK 우완 문승원도 1군 무대를 밟는 데 성공한 신인선수다. 배명고-고려대를 졸업한 문승원은 6월 잠시 1군에 등록, 2경기에 출전에 2이닝 2피안타 1실점만을 기록했다. 대학 졸업반에 구속이 급상승,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문승원 역시 미완의 대기라는 평이다. 퓨처스 성적은 14경기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74다.
 
▲ 프로 첫 해는 힐링캠프- 롯데 김원중, 삼성 이현동, NC 박민우
롯데가 1라운드에서 동성고 출신 우완 김원중을 선택한 건 깜짝 지명이었다. 191cm의 키에 91kg, 선수로서 최고의 체격조건을 가진 데다 140km대 후반을 뿌리는 투수라 큰 기대를 받았던 투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 거의 쉬다시피 했었다. 사이판 캠프에서도 김원중은 팔꿈치와 어깨 통증을 호소해 결국 중도귀국 했었다. 지금은 2군에서 재활과 등판을 병행하고 있다. 퓨처스에서 선발로 등판하고 있는 김원중은 9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8.60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우완 이현동을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지명 후순위다 보니 즉시전력감 선수들은 모두 앞에서 지명됐고, 삼성은 팀의 미래를 보고 이현동을 선택했다. 어깨 통증으로 마찬가지로 개점휴업을 했던 이현동은 삼성입단 후 STC에 입소, 6개월간 재활에만 몰두하다 지난달에아 2군에서 첫 실전피칭을 했다. 비록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현동의 성장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의 재활 시스템과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현동이 결합한다면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휘문고 출신인 NC 박민우는 1라운드 9번으로 막차를 탔다. 신생팀 NC는 특별우선지명으로 동국대 노성호, 부산고 이민호를 선택해 최대어 2명을 앞서서 지명했다. 이어 NC는 투수수집에 나설 것이라 예상됐지만 내야수 박민우를 선택했다. 현재 NC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민우는 퓨처스 72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 13타점 37득점 14도루로 공격첨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이제 내년이면 NC의 톱타자가 돼 1군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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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선수 지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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