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찢고 나온 ‘아그대’, 日 원작과 뭐가 다를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8.20 07: 59

청춘 드라마를 표방하는 SBS 새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지난 15일 안방극장에 첫 인사를 건넨 가운데 원작만화와 같으면서도 다른 설정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연재된 일본 만화가 나카조 히사야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만 2600만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원작의 기본 설정을 대체로 유지하면서도 국내 정서에 맞게 변주를 꾀했다.
◆학교는 바뀌었지만 인물은 그대로

우선 원작만화와 달리 드라마는 남자 체육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높이뛰기 선수를 보기 위해 남장을 한 채 남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미국 출신 여학생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동일하다.
원작만화 속 오사카 남자 고등학교는 공부 뿐만 아니라 체육, 문화도 골고루 잘해야 하는 명문 고등학교로 체육에만 집중하는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난 16일 방영된 2회에서 나온 체육대회 역시 원작만화는 총 3일간 펼쳐지는 축제 속 일부분에 불과하다.
총 세 개의 기숙사가 체육대회를 벌이는 것은 드라마와 만화 모두 동일하나 만화는 체육 고등학교가 배경이 아닌 까닭에 첫째날은 체육, 둘째날은 남장미인대회, 셋째날은 지인 초대 축제로 좀 더 다양하게 이뤄졌다. 물론 드라마와 만화 모두 승부 결과에 기숙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고 식사 메뉴가 달라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눈치 제로 민호 vs 눈썰미 짱 사노
구재희(설리 분)가 머리를 자르고 남자 체육 고등학교에 제 발로 들어오게 만든 높이뛰기 선수 강태준(민호 분). 2회까지 방영된 현재 태준은 재희가 여자인 것은 상상도 못하고 있다. 게다가 태준은 재희가 자신이 높이뛰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인 입스 증후군을 재희가 발설했다고 오해한 상황. 태준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몸에 이상이 없는데 높이뛰기를 못하고 있다.
드라마는 재희가 여자인 것을 까마득하게 모르는 태준이 재희에 대한 오해를 풀고 도움을 받아 다시 높이뛰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 재밌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태준의 원작인물인 사노 이즈미는 재희의 원작인물인 아시야 미즈키를 사고로 양호실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여자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게 됐다. 총 23부까지 나온 만화인데 이 같은 사실은 1부에서 밝혀졌다. 물론 상당기간 동안 아시야는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사노에게 숨기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고, 사노는 그런 아시야를 남몰래 도와주면서 사랑을 싹 틔운다.
◆사건사고 처리반 양호 교사, 원작은 동성애자
 
재희가 여자라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알게 된 후 학교생활에 도움을 줄 양호 교사 장민우(기태영 분). 원작 속 우메다 호쿠토는 사노에게 안겨서 정신을 잃은 상태로 온 아시야가 여자라는 것을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알게 된다. 아시야가 여자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사노와 함께 처리하면서 뒤에서 돕는 인물.
까칠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우메다는 드라마와 달리 원작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 23부가 돼서야 사노는 우메다가 아시야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신할 정도로 사노와 우메다는 아시야를 챙기는 과정에서 질투 어린 경쟁을 펼쳐 재미를 안긴다. 드라마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드라마와 만화가 극명히 다른 점은 만화 속 양호 교사 우메다는 동성애자라는 사실. 드라마는 송종민(광희 분)이 재희에게 인기를 빼앗겨서 괴롭히는 설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만화 속 인물인 나카오 센리는 아시야를 챙기는 난파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라는 차이가 있다.
만화는 자유롭게 우메다와 나카오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그리고 있지만 드라마는 이 같은 요소가 없다.
더욱이 우메다는 사노와 아시야가 속한 기숙사장 난파 미나미와 친척. 드라마에서 난파 미나미는 의리파 하승리(서준영 분)가 연기한다. 이미 1회에서 승리는 재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막아줄 정도로 재희이게 호감을 표현했다. 만화도 난파가 처음부터 아시야를 물신양면으로 돕는 것은 같다. 다만 만화 속 난파는 증학생 때 연상의 과외교사와의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가진 인물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만화 찢고 그대로 나온 캐릭터와 설정, 뭐가 있나
재희를 남자로 알면서도 좋아해서 혼란스러워하는 차은결(이현우 분)은 만화 속 나카츠 소이치와 거의 같다. 만화에서 나카츠는 마지막 23부가 돼서야 아시야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이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환호하는 귀여운 인물이다.
2회까지 방영된 현재 드라마는 아직까지 은결이 재희를 보면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선까지만 그려져 앞으로 은결의 정체성 혼란이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재희 앞에서만 순한 양이 되는 난폭한 강아지 상추는 만화 속 유치로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만화에서 유치로는 아시야의 고민상담을 들어주고(물론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아시야와 사노를 잇는 하나의 매개체. 두 사람은 유치로를 함께 돌봐주면서 더욱 친밀해진다. 이 같은 설정은 유독 재희와 태준만 따르는 강아지 상추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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