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김병만, 만능 재주 보다 빛난 타문화 존중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8.20 08: 01

 
어딜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김병만이다. 뭐든지 가능한 만능 재주꾼의 모습을 넘어 낯선 문화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김병만의 자세는 더욱 그랬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 in 시베리아'에서 김병만은 부족원들을 이끌고 순록부족이 사는 네네츠족을 방문했다. 북극해로 가기 전에 만난 최후의 무리이자 최종 목적지로 향하기에 앞서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환경이 네네츠족에 있었기 성사된 만남이었다.

이날 병만족은 네네츠족을 만나 순록을 통째로 대접 받는 그야말로 '잔치'를 경험했다. 자그마한 툰드라닭에도 가열차게 달려들어 사냥을 하던 때와는 천지차이였지만 동시에 난관도 있었다. 네네츠족의 방식대로 잡은 순록의 배를 갈라 생고기와 피를 마시라는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죽은 동물 배에 한가득 고인 피를 떠먹는 모습이 정서상 다소 엽기적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병만의 태도는 달랐다. 그는 네네츠족이 건넨 생고기와 피를 입에 가져갔고 여기에는 조금의 망설임이나 어색함이 없었다. 차후 인터뷰에서 "어릴 적 돼지 생간과 육회를 먹었던 경험을 떠올렸기에 거부감은 없었다"는 그의 말이 이어졌지만, 곧이어 "부족이 건넨 음식을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단호히 말하는 그의 태도에서 이 같은 행동에는 호기심이나 자연스러움 보다 배려와 존중의 태도가 더 깊었음이 나타났다.
김병만의 이 같은 모습에 노우진 이태곤 등은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고, 곧이어 김병만은 부족이 건넨 보드카를 건네받고 "거절할 수 없다"며 카메라 보다 부족민을 택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네네츠족의 순록피 식음은 채소와 과일이 부족한 시베리아 땅에서 부족한 철분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부족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식습관이다. 만약 김병만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는 큰 무례로 여겨질 수도 있었던 상황. 부족민의 생활습관이 오는 연유를 꿰뚫는 그의 지혜는 순리를 아는 현명함이었고, 이는 김병만을 어느 오지에 있던 그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게 하는 분명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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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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