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일, 감독의 믿음에 ‘프로 첫 멀티골’로 화답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8.20 08: 22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전에 프로 첫 한 경기 멀티골(2골) 기록까지. 지난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28라운드 전북 현대전은 강수일(25, 제주 유나이티드)에게는 생애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비록 6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지만 이날 강수일은 1골2도움을 기록한 전북의 에닝요에 버금가는 만점 활약으로 제주를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발목 부상을 당한 ‘주포’ 산토스의 결장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날 전북을 상대로 선발 출전한 강수일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작렬,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다. 그리고는 후반 44분에는 3-2로 스코어를 다시 뒤집는 추가골까지 만들어내며 프로 데뷔 후 첫 멀티골 기록까지 완성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던 강수일이었기에 모두가 놀란 깜짝 활약이었다.

사실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경기 전 강수일의 선발 출전에 대해 “골 넣는 능력만 보완한다면 정말 외국리그에서도 뛸 수 있을 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물론 그 안에는 올 시즌 선발 혹은 교체로 16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어느 정도 섞여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수일이 전북을 상대로 이렇게 놀라운 활약을 펼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강수일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빈 공간을 찾아들며 전북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3분에 터진 첫 골 역시 오승범의 중거리슈팅이 전북 최은성 골키퍼에 막혀 나오자 벼락같이 달려들어 각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 낸 감각적인 골이었고, 후반 막판에 터진 추가골 또한 역습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문전에 쇄도한 그의 부지런함이 한 몫을 한 골이었다.
비록 3-2로 앞선 후반 추가 시간 한 순간의 방심으로 전북 레오나르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동점으로 경기는 끝났지만 박경훈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강수일의 활약을 언급하며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박경훈 감독은 “강수일은 결정력만 갖추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뛸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다. 최근에 좋은 찬스를 잡고도 득점을 못했는데 산토스가 없는 상황에서 잘 해주며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모처럼 주전으로 나와 2골을 넣어줘 감독으로서도 기분이 좋다”라며 자신의 믿음에 ‘2골’로 보답한 강수일의 활약을 칭찬했다.
강수일로서는 최근 팀의 부진과 함께 올 시즌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의미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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