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작아지는 제주, 원정 징크스에 ‘골머리’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08.20 09: 37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가 계속되는 원정 징크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같은 국가 안이라도 각 지역마다 미세하게 토양의 특성이나 기후가 다르다며 내년부터는 이에 대한 분석까지 필요할 것 같다며 고충을 털어놓을 정도다.
올 시즌 높은 볼 점유율에 순도 높은 카운터어택 전술을 앞세운 ‘방울뱀 축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제주가 정규리그 종료를 앞둔 현재 뜻하지 않은 원정 징크스에 발목이 잡히며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 제주는 리그 28라운드를 마친 현재 총 14번의 원정경기에서 단 2승(7무5패)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10번의 원정경기에선 6무4패만을 기록하며 지난 4월 21일 이후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안방에서 9승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나는 성적이다.

원정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자 리그 선두까지 넘봤던 제주의 성적은 어느새 7위까지 추락했다.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스플릿 상위리그 진출까지 어려울 수 있게 됐다. 특히 원정에서 부진이 계속되자 박경훈 감독 역시 이에 대한 부담을 털어놨다.
지난 19일 전북전에 앞서 만난 박경훈 감독은 “어웨이만 가면 홈에서 보였던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들이 이상하게 사라진다”며 고민을 밝혔다.
박 감독은 “원정만 가면 왜 이기지 못하는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기후 적응이 쉽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같은 나라이지만 제주와 다른 도시의 경우 토양이나 기후가 조금씩 모두 다르다. 그러한 미세한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내년 시즌에는 이런 것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 같다. 어웨이 전략을 잘 짤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원정 부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계속되는 부진에도 심기일전하며 전북 원정에서 승리를 노렸던 제주는 이날 역시나 3-3 무승부에 그쳤다. 1-2로 역전당한 제주는 후반 39분과 44분 자일과 강수일이 재동점에 재역전골까지 성공시키며 원정 징크스를 날려버리는 듯했으나 종료 직전 레오나르도에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하며 3-3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이 아쉬운 상황에서 강호 전북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또 한 번 원정징크스에 운 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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