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대연기, 고함 대사가 또 다시 시작됐다.
지난 18일 베일을 벗은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은 첫 방송에 이어 지난 19일 2회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연기자들의 ‘핏대투혼’을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핏대투혼’이 등장하는 것은 ‘다섯손가락’이 워낙 강하고 센 스토리로 전개되기 때문에 다소간 짐작이 됐던 상황. ‘다섯손가락’은 악기제작 그룹을 배경으로 자식을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그룹 후계자로 키우려는 영랑(채시라)이 남편의 외도로 낳은 자식 지호(주지훈)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인해 대결하고 갈등하는 내용을 담는 드라마.
지난 18일 첫 방송에서는 방화, 불륜, 복수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들이 대거 등장하며 강렬한 첫인상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캐릭터들 역시 밖에서 낳아온 자식을 받아들이라고 명령하는 독선적인 남편 만세(조민기)를 비롯해, 남편과 시어머니의 지독한 냉대에도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는 영랑, 그리고 안하무인 재벌가 자제 지호 등 결핍과 어그러짐으로 가득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며 갈등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기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상대에게 소리치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극단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10대 소년 지호(강이석)와 인하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경쟁심으로 똘똘 뭉친 인하는 흡사 드라마 ‘아내의 유혹’ 시절 “민소희”를 외치며 목과 이마에 핏대를 세우던 배우 김서형을 보는 것과 같다. 일명 ‘혈압 드라마’로 불리며 배우들의 고함 연기가 화제가 됐던 ‘아내의 유혹’ 당시 극단적 분노 표출이 너무 과해 다소 우스꽝스럽던 설정이 어린 소년에게 똑같이 재현되는 중이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린다. 강한 갈등 구조로 몰입도 최고라는 반응과 함께 벌써부터 막장 조짐이 보인다는 메시지가 공존한다.
일단 강한 갈등이 주는 효과는 통했다. ‘다섯손가락’은 첫 방송에서 11.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한데 이어 19일 방송분은 이보다 상승한 12.7%를 기록, 경쟁작 MBC ‘메이퀸’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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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다섯손가락'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