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7월부터 경기를 계속 뛰어서 휴식이 좀 필요한 것 같다. 낮고 빠른 토스에 적응하는 것도 관건이다".
'꽃사슴' 황연주(26)에게 올림픽은 배움의 장이자 아쉬움이 남는 특별한 기회였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돌아온 팀 역시 새로운 도전의 장이 되어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조별리그 2차전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21 25-15 25-12) 완승을 거뒀다. 18일 도로공사와 개막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현대건설은 이로써 1승1패로 22일 도로공사-흥국생명전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개막전 부진했던 모습을 털어내고 이날 경기서 11득점을 올리며 활약한 황연주는 "개막전 때보다 훨씬 나아진 것 같다"고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지난 7월부터 국제대회와 정규 시즌을 연달아 치르며 휴식 없이 강행군을 이어왔던 황연주는 "휴식이 좀 필요한 것 같다"고 스스로 털어놓을 정도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부상 역시 황연주가 100% 컨디션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 월드그랑프리를 치르며 골절된 오른쪽 새끼손가락에는 아직도 테이핑이 감겨있다. 황연주는 "부상은 많이 좋아졌지만 불안해서 테이핑은 계속 하고 있다. 통증은 많이 없어졌지만 다쳤던 사실이 있으니까 불안감이 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연주가 진짜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올림픽 후유증뿐만이 아니었다. 황연주는 "몸이 힘든 것은 둘째치고 서로 호흡이 맞지 않는 것이 힘들었다. 경기를 계속 해야 하는데 팀에 융화가 안 되는 점이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낮고 빠른 염혜선의 토스에 적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차출로 인해 팀과 떨어져 있던 황연주는 아직 변화에 익숙하지 못한 것. 황연주는 "(염)혜선이 토스가 낮고 빠르게 올라오는데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황연주는 이에 대해 "몇 개월 동안 연습한 부분들이다.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정규 시즌 전까지는 어떻게든 컨디션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다음 올림픽을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점은 아쉽다. 하지만 뒤에서 보고 배운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올림픽을 반추한 황연주는 "백업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본인의 말처럼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온 황연주지만 이제는 그 아쉬움을 새로운 도전으로 풀어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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