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지명 7명’ LG, 야수진 리빌딩 박차 가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21 07: 16

야수진 리빌딩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LG가 20일 2013 신인지명회의에서 총 7명의 야수를 지명,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5명의 야수를 뽑은데 이어 이번에도 야수진 위주로 지명권을 행사했다. 
LG는 1라운드에서 복일고 내야수 강승호를 지명했고 4라운드에서도 북일고 외야수 심재윤을 선택했다. 이후 5라운드 경기고 내야수 안진근, 7라운드 제물포고 내야수 오상엽, 8라운드 동아대 포수 김재민, 9라운드 계명대 외야수 채우석. 10라운드 동국대 외야수 김동영을 뽑으면서 드래프트를 마쳤다.

이로써 LG는 야수 8명을 선택한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야수를 많이 뽑은 팀이 됐다. 이미 이병규·박용택·이진영·정성훈 등 팀의 중심에 자리한 타자들의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그만큼 LG가 최근 3년의 드래프트를 통해 야수진 재편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드래프트 지명이 끝난 직후 LG 김진철 운영팀장은 “이번 드래프트 결과의 만족도로 90점을 주고 싶다. 애초에 야수 위주로 지명할 계획을 갖고 드래프트에 임했고 원하던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며 “야수 전체 1순위로 선택된 강승호의 경우, 우리 입장에선 반드시 뽑아야할 선수라고 봤다. 오지환과의 경쟁을 통해 팀 내야진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LG는 꾸준히 2군 야수들을 콜업시키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2군 선수들이라도 컨디션이 좋다는 보고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1군에 올릴 것이다. 또한 컨디션이 좋은 만큼 곧바로 1군 경기에 출장시킬 생각이다”고 밝혔고 10명의 가까운 신예 2군 선수들이 올 시즌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두루 부여하면서 김용의는 멀티 내야수란 타이틀 외에도 장타력과 빠른 다리, 준수한 수비력으로 최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중이다. 또한 붙박이 1군 선수로는 아쉬움이 많았던 정의윤이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한 단계 진화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고 윤요섭은 2년 만에 다시 포수마스크를 쓰면서 수비 포지션을 되찾았다.
다음 시즌에도 김기태호의 이러한 운영원칙은 지속될 예정이다. 때문에 이번에 LG의 선택을 받은 야수들이 1년차부터 퓨처스리그서 두각을 드러낸다면 빠른 속도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 운영팀장은 이번에 지명한 선수들의 팀 합류시기에 대해 “전국체전에 나가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빨리 구리에 합류시킬 생각이다. 10월에 예정되어 있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신인선수들이 빠르게 프로무대 및 팀에 적응하도록 유도할 뜻을 전했다.
물론 야수 위주의 지명권 행사로 마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LG는 이승우·최성훈의 신예 좌완라인과 1군과 2군을 오가며 선발수업을 받고 있는 임정우, 올해에는 부진하지만 지난 시즌 이미 두각을 드러낸 임찬규 등 젊은 투수 자원이 많은 편이다. 특히 좌투수의 경우, 이승우와 최성훈 외에도 신재웅과 이희성이 올 시즌 합류하면서 순식간에 가용자원이 많아졌다.
또한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투수들에게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LG가 이선택한 투수로는 2라운드에서 지명한 상원고 배재준과 3라운드서 선택한 신일고 이윤학, 6라운드 포항제철공고 백남원이 있다. 이중 신일고 이윤학의 경우, 지명 순위 이상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김 운영팀장은 이윤학 지명에 대해 “2라운드에서 지명할까 고심했었다. 운 좋게 3라운드 우리 차례까지 남아있어서 뽑았는데 정말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윤학도 지명 직후 “지명순위는 관계없다. 그저 프로에만 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LG에서 내 재능을 펼쳐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동안 LG 야수진은 좀처럼 2군 신예 선수들이 1군 선수단의 벽을 깨뜨리지 못하곤 했다. 적어도 포지션이 완전히 공석이 되지 않는 이상에는 1군 선수와 2군 선수의 포지션 경쟁 승자는 대부분 1군 선수였다. 1군 베테랑들의 실력이 출중한 것도 있지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2군 선수가 한 두 경기 대타 출장 후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2군 선수단의 경기력 자체도 떨어진다.
어쨌든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팀 운용 방향과 야수 위주의 드래프트 지명을 통해 야수진 리빌딩의 기반은 마련되고 있다. LG가 최근 몇 년 동안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던 강한 2군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풍족한 1군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 
2013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된 심재윤, 강승호, 이윤학(왼쪽부터).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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