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폭발로 시작된 상승세가 천적 상대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LG가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3승 2패를 기록, 지난 주말 대전 한화 3연전에서 후반기 첫 위닝시리즈까지 달성했다. LG는 현재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 중 3할 타자만 6명에 이를 정도로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치고 있는데 기존 베테랑 선수 외에도 오지환·정의윤·김용의가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에 힘을 더하는 중이다.
지난 주간 타율을 돌아봐도 LG 타자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박용택, 정의윤, 오지환이 4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김용의, 정성훈, 이진영은 3할대를 형성했다.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골고루 안타를 때린 덕에 류현진 같은 에이스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다.

공격력을 발판 삼아 야수들의 수비와 불펜진도 동반상승을 이뤘는데 지난 5경기 동안 실책은 단 하나에 그쳤고 유원상이 이탈했지만 이동현·봉중근을 중심의 불펜진에 류택현·이상렬의 베테랑 좌투라인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 LG는 올 시즌 유난히 고전했던 KIA·삼성과 맞붙는다. LG는 KIA와 삼성을 상대로 각각 3승 9패 1무, 4승 8패로 밀려있는데 최악의 경우, 김기태 감독이 목표로 삼았던 60패도 이번 주 안에 도달할 수 있다.
일단 타선 폭발력이 이번 주에도 유지된다면 관건은 선발진이다.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 등판에서도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5⅓이닝 3실점, 거의 한 달 동안 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레다메스 리즈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달성과 더불어 30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LG는 시즌 내내 승리를 보장해야 할 두 외국인 투수 중 한 축이 꾸준히 흔들리고 그만큼 김광삼·신재웅 등 토종 선발진의 호투가 꼭 필요하다. 또한 LG는 KIA와 광주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앞서 2년차 임정우를 예고했는데 직구 구위에서 아쉬움이 남았던 임정우가 이를 얼마나 보완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여전히 LG는 기적 외에는 4강권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33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4위권과는 9.5경기나 차이. 그야말로 엄청난 연승행진 없이는 이번에도 시즌 막바지 고개를 숙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은 ‘포기’란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운 채 땀 흘리고 있다. 팀 분위기 역시 지난 시즌 이맘 때 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다. 이대로라면 LG는 치열하게 순위 경쟁 중인 상대팀으로 하여금 만나기 싫은 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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