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이 진부한 구성으로 기존의 짝짓기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꾀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반지의 제왕’은 남성 출연자 8명이 연상남(A4)과 연하남(F4)으로 나눠 일반인 여성 김소연 씨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매력을 발산하는 과정을 담았다.
남성 출연자 8명을 연상남과 연하남으로 구분 지은 것 외에는 한 여성 출연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남성 연예인들이 애정공세를 펼치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짝짓기 프로그램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일반인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MBC ‘애정만세’, KBS 2TV ‘산장미팅’을 연상하게 했고 개인기와 매력발산을 하는 과정은 강호동이 개인기 발산을 강요하던 ‘천생연분’을 보는 듯 했다.
이날 방송인 이휘재와 김신영이 MC를 맡은 가운데 연상 지상렬, 류태준, 장우혁, 토니안과 연하 2AM 창민, 이수혁, 김우빈, 인피니트 남우현은 최고의 남자가 되기 위해 여성 출연자와 블라인드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여성 출연자의 얼굴을 보고 다른 출연자를 견제하고 사랑에 대해 논하거나 자신의 장점을 늘어놓는 모습은 10년 전에도 1년 전에도 본 듯한 화면이었다.
여성 출연자에 대한 칭찬 일색, 남성 연예인들의 손발이 닳을 것 같은 ‘오글거리는’ 자막 일색, 작은 행동도 의미를 부여하는 구성 일색은 그저 그런 진부한 짝짓기 프로그램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게 만들었다.
짝짓기 프로그램은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멋진 남성들에게 집중적인 애정공세를 받는 여성 출연자를 보며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해야 성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던 ‘반지의 제왕’이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채울 수 있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한편 MBC는 ‘반지의 제왕’의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을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MBC는 ‘놀러와’가 방송되던 월요일 오후 11시 15분에 파일럿 편성을 했지만 반응이 좋아서 정규 편성이 되더라도 ‘놀러와’가 방송되는 시간대는 피한다는 계획이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