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I, "8월 중 불참 번복 않을시 日 제외" 최후통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1 09: 27

최후 통첩이다.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운영회사인 WBCI가 일본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일본 는 21일 "메이저리그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WBC 불참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일본야구선수회에 8월 중 방침을 번복하지 않으면 일본을 제외하고 대회를 개최할 뜻을 굳혔다"고 밝혔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이날 12개 구단 대표자 회의를 통해 선수회를 설득해나갈 방침이지만 남은 시간이 극히 적다고 덧붙였다.
WBCI는 지난달 20일 일본야구선수회가 대회 불참 의사를 표명한 뒤에도 "참가를 믿고 있다. 보이콧은 NPB와 일본 선수회의 문제"라며 관망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스포츠호치 보도에 따르면 몇 차례나 답변 기한을 마련했고, 8월 중 최종 결정으로 데드라인을 정했다. 이미 NPB에도 이 같은 WBCI의 통보가 전달됐다고 한다.

지난 15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구단주 회의에서는 일본 불참을 전제로 한 대회 준비 방침도 확인됐다. 이번 대회는 도쿄에서 2라운드가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대체지로 애너하임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유예는 또 없다"고 못박았다. 내달부터 대륙별 예선이 시작되는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야구선수회가 WBC 불참 의사를 밝힌 건 수익 배분에 따른 문제 때문이다. 각 국 대표팀은 스폰서권과 라이센스권 등 모든 권리를 대회운영회사인 WBCI에 양도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일본선수회는 이 같은 조건이 주최측이 과도하게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수정을 요구해왔으나 실현되지 않자 불참 카드를 내밀고 힘겨루기 중이다.
실제로 지난 1~2회 대회에서 MLB 사무국과 선수회가 공동 설립한 WBCI는 모든 권리를 독점했다. 각 국 대표팀 스폰서권, 대표의 상품화 수익권, 방영권, 티켓 등 모든 수입은 WBCI로 입금된다. 지난 2009년 2회 대회 수익은 약 1800만 달러였다. 이 중 MLB와 선수회가 각각 33%를 챙겼고 일본은 13%를 받았다. 일본과 흥행의 쌍두마차였던 한국은 9%의 배분을 받았다.
그러나 수입 가운데 일본 기업들의 스폰서액이 9억엔에 이르렀다. 일본 기업이 전체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일본대표에 대한 수익 분배율이 턱없이 낮다는 게 불만의 요지. 하지만 더 이상 기다려줄 시간이 없는 WBCI에서도 최후 통첩으로 압박하고 나서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만약 WBC 1~2회 우승팀 일본이 불참할 경우 대회는 파행이 불가피하다. 일본의 기업이 스폰서 참여를 외면할 뿐더러 관중수입과 시청률이 저조해 중계권료도 격감하는 등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대회최고의 흥행카드인 한국과의 대결도 성사되지 않아 맥빠진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WBC에서 일본에 설욕을 노리는 한국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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