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지명에서 드러난 SUN 리빌딩 향방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8.21 08: 13

팀을 바꾸어라.
지난 20일 열린 2013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는 10명의 선수를 선택했다. 이번 신인지명에서는 선동렬 감독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 향후 KIA의 리빌딩의 방향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팀의 현안을 해결하면서도 팀의 체질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포석이다.  
▲좌완과 포수

KIA는 1라운드에서 부천고-단국대 좌완 손동욱을 낙점했다. 최고 148km의 볼을 던지고 포크와 슬라이더를 갖고 있다. 원래 2순위 정도에서 낙점할만한 투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좌완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KIA는 좌완 필승맨을 만들어야 되는 숙제를 갖고 있다. 1라운드에서 손동욱을 찍지 못하면 다른 팀이 낚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울러 손동욱과 단국대에서 호흡을 맞춘 포수 이홍구를 2라운드에서 선택했다. 여기서도 선감독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김상훈이 노쇠 기미를 보이고 있고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차일목의 뒤를 받치는 포수력이 부족하다. 다른 구단과 달리 상위 라운드에서 강견을 갖춘 이홍구를 선택한 이유이다.
▲인성과 대졸
10명 가운데 9명이 대졸선수라는 특징이 있다. 아무래도 선 감독이 대졸선수 위주로 뽑아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갖춘 대졸선수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울러 될 수 있는 한 인성을 갖춘 선수들을 뽑아달라고 했다. 인성을 갖춘 선수들이 프로에 적응이 빠르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야 선 감독이 강조하고 있는 팀을 위한 희생, 즉 팀워크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졸선수들은 병역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가 있지만 4~5년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빠른선수
10명 가운데 투수는 4명 뽑았고 6명의 야수를 선택했다. 그런데 포수 이홍구를 제외하고 5명이 모두 빠른 발을 갖추고 있다. 한 방 야구보다는 발빠른 기동력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실제로 스카우트팀은 "감독이 멀리치는 선수들 보다는 빠른 선수를 원하셨다"고 말했다. 기동력은 선 감독 야구론의 중심축이다. 결정적으로 필요한 한 점을 얻는 데는 기동력만한 무기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KIA는 이용규 김선빈 안치홍 등이 도루 능력을 갖췄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발이 느린 편이다. 기동력의 야구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 빠른 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2군 물갈이
신인 지명과 별도로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2군을 물갈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선동렬 감독의 의중이다. 수년 동안 적체된 2군 선수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젊은 선수들을 그만큼 보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드래프트에서 신인 10명을 뽑았지만 신고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의향을 내비쳤다. 2군에서 쑥쑥 자라는 선수들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물론 당장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2~3년, 4~5년 후를 내다보고 2군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3군도 강화해 육성체제를 정비하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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