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원맨쇼였다. 배우 김강우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임을 드러내며 ‘해운대 연인들’에서 포복절도 ‘생존기’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극 '해운대 연인들‘은 마약상과의 싸움으로 사고를 당한 이태성(김강우 분)이 의식은 되찾았지만, 모든 기억을 잃고 아버지마저 못 알아보면서 ’남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삶을 살아가야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삼촌수산 고기들을 태성이 다 훔쳤다고 생각한 삼촌들은 경찰서로 향했고, 태성이 기억을 잃어 자신들이 병원비를 갚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태성을 병원에 버려두고 도망쳤다.

홀로 남은 태성은 자신이 ‘차력사’ 남해라고 말해주는 이들에게 “믿을 수 없다”며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해보자고 하지만, 이마저도 손에 굳은살이 생겨 불가능한 상황. 이 과정에서 태성은 처음 자신만만했던 모습에서 미소를 잃어가다, 고소라(조여정 분)이 자신을 찾아와 손을 내밀기 전까지 결국 ‘눈물’까지 흘려야 했다.
다채로운 감정변화를 느껴야하는 ‘단기 기억 상실’에 걸린 이태성 캐릭터를 온전히 소화한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천의 얼굴’을 가진 김강우 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는 경찰서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형사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입맛을 다셨고, 또 고소라가 가져온 호떡에는 “이렇게 맛있는 것 처음 먹어봐”라면서 눈물을 흘리며 애처롭게 호떡을 먹기도. 또한 여기저기를 헤매고, 결국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음을 느끼자 박차고 나갔던 병원에 다시 돌아가 “나 다시 들어가야 돼”라며 울부짖는 장면은 가관이었다.
여기에 김강우는 정신이 돌아오지 않자 철길에 홀로 서서 영화 ‘박하사탕’의 설경구의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대사를 외치며 애처로운 이태성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철길에서 들어오는 기차는 없었고, 꼬마 아이가 타고 오는 조그만 장난감이 화면으로 잡혀 큰 웃음까지 선사했다.
적절한 코믹연기와 거만함, 그리고 애처로움까지 한 얼굴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정변화를 이번 한 회에서 모두 보여준 김강우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해운대 연인들’ 김강우가 살리네” “잘 생긴데다 웃기기까지 해서 깜짝 놀랐다” “김강우한테 빠져서 드라마 언제 끝나는 지 몰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같은 김강우의 열연에 시청률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1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해운대 연인’은 전국 기준 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의 8.2%보다 1.5%P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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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