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비와의 로맨스 연기..속 시원했다”[인터뷰]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12.08.21 11: 13

2010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단번에 핫스타 반열에 오른 신세경은 지난 2년 새 ‘푸른 소금’, ‘뿌리깊은 나무’, ‘패션왕’을 거치며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진짜 배우로 성장했다.
20대 여배우로서는 남다른 행보였다. 푸른 소금’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를 상대역으로 맞아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눈빛과 외로움이 서려있는 소녀로 송강호에 필적할 만한 존재감을 뽐냈고,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실어증에 걸린 궁녀 캐릭터를 맡아 대사 하나 없이 표정과 눈빛만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패션왕’에서는 알콩달콩 아름답기만한 러브라인을 그리는 대신, 성공과 사랑으로 대표되는 두 남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청춘을 연기했다.
신세경이 ‘알투비: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를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까지 그 어떤 한국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13,000km 상공에서 펼쳐지는 고공액션물이라는 점과 비, 유준상, 김성수, 이하나 등 화려한 출연진이 총출동한다는 점 때문에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았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고공액션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일념으로 의기투합한 ‘알투비’ 제작은 ‘인셉션’, ‘다크 나이트’의 항공촬영을 담당했던 할리우드 스태프들과 손을 잡았다. 영화는 짜릿한 액션 쾌감과 함께 실제 전투기를 탄 것 같은 마하의 속도감까지 그대로 전달하며, 극 중 신세경은 21 전투비행단 최고의 정비사로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때로는 후임들의 군기반장 역할도 서슴지 않는 정비대대의 에이스 유세영으로 분했다.
-‘알투비’를 택한 이유는?
▲ 이 영화에 참여해 팀의 일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일 것 같아 선택했다. 내게는 도전 같은 영화다. 우리나라에서 보여드린 적 없던 영상이라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완성도도 높게 나와서 감회가 남다르다.
-브라운관에서는 청순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줬지만 스크린에서는 저격수(‘푸른소금’), 정비사(‘알투비’) 등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 의도적으로 차별화하려고 하진 않았다. 각 작품이 가진 매력에 이끌렸고 배우로서 욕심이 들어 선택했다. 내게는 이전 작품과 비교해 얼마나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다른 모습을 보이느냐 보다 매 작품에 임할 때마다 단점을 보완하고 메꿔 나가는 게 우선이다.
 
-정비사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게 있다면?
▲ 촬영이 실제 부대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비사 체험을 하게 됐다. 정비 과정을 지켜보다보니 깨달아지는 부분도 생기더라. 물론 부대 안에서 촬영해 촬영 여건이 아주 자유롭진 못했지만 배우로서는 그런 환경들이 오히려 좋았다. 전투기가 너무 고가이고 귀해서 실제로 정비를 할 수는 없었지만 오달수 선배와 정비사 분들 말씀을 많이 들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한 부분은?
▲ 비행기에 사소한 결함이 하나라도 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지니까, 정비사는 사람의 생명을 손끝으로 만지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격적으로 깐깐해지고 까다로워지는 면이 있는 것 같더라. 모든 정비사 분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연기한 세영은 정비사로서 투철한 직업정신을 강조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런 면을 강조하려 했다. 그토록 딴딴한 껍질을 가진 사람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서 어떻게 부드러워 지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했다.
-배우들과 함께 군부대서 동고동락하며 많이 친해졌겠다
▲ 많이 친해졌고, 정말 많이 편해졌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두루두루 다 친해졌지만 하나언니가 가장 편하다. (애교가 많다던데?) 언니한테만 애교를 부렸다. 난 여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걸걸한 느낌이랄까.(웃음) 실제 팬분들도 언니 팬들이 많다. 남성 팬분들도 물론 많이 계시지만 오랫동안 나를 꾸준히 지지해주시고 촬영장에 날 보러 오시는 분들 다 언니들이다. 제가 동생 같고 그래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비와 알콩달콩 러브신을 연기했다. 이렇게 밝고 가벼운 러브라인 처음인 것 같은데 연기한 소감은?
▲ 너무 속편했다.(웃음) 너무 복잡한 감정과 관점들을 표현할 때는 항상 고뇌에 가득 차 있었고 마음이 불편했다. 모호한 걸 표현해야할 때는 더 심했다. 대신 이 영화는 감정선이 굉장히 심플해서 걱정 없이 편안했다. 직업 군인을 연기하면서 생소하고 낯선 부분들이 많긴 했지만 감정적으로 복잡한 부분이 없다보니 대체적으로 새로우면서도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극 중 술 취한 연기가 리얼하던데
▲ 말 그대로 딴딴하게 조여 있던 캐릭터를 한 템포 느슨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재밌는 장면이 되길 바랐다. 오달수 선배와 지훈 오빠 모두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캐릭터라 재밌게 찍었다. 실제 주사랑은 좀 다르다. 술을 좀 많이 먹어보긴 했다. 성인이고 한창 놀러다닐 나이다보니.(웃음) 실제 주사가 그렇진 않다.
-실제 주사는 어떤가?
▲ 특별한 주사가 있진 않지만 한계치를 벗어나면 몸이 못 버틴다. 속도 불편하고.(웃음) 그런데 취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말도 되게 많아진다. 그래서 과하지만 않다면 술은 어느 정도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많이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웃음) 주량은 컨디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소주1병 정도다. 엄청 센 편은 아닌데 못 마시는 편도 아니다.
-비와의 키스신이 편집됐다던데
▲ 감독님께서 좀 더 담백한 러브라인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의 관계가 키스로 진행이 되면 급작스럽거나 쌩뚱 맞아 보일 것 같다는 걱정을 하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키스신을) 넣었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장면에서 내가 좀 예쁘게 나와서....(웃음) 이 영화에서는 액션신들이 제일 중요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녀시대의 유리가 보낸 ‘알투비’ 응원 케이크가 화제였다. ‘패션왕’ 배우들과 아직도 친하게 지내나
▲ 사실 드라마 촬영장이 여건이 열악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지진 못했지만 유리언니와는 좀 빨리 편해졌다. 언니가 성격이 털털하다. 소녀시대 같지 않다.(웃음) 소녀시대는 공주 같고 너무 아름답지 않나. 그런데 유리 언니는 아름다운 매력 이상으로 털털한 매력이 있다.
-서로 견제하지는 않았나?
▲ 서로 견제한다거나 기싸움을 벌인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었다. 같이 드라마 하는 여배우들끼리 그런 거까지 신경 쓰면 피곤하게 어떻게 사나. 유리언니는 정말 노력파다. 뭘 하든 굉장히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사실 갈등이 일어나거나 흠잡거나 할 만한 게 전혀 없었다. 정말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
-2010년 '지붕 뚫고 하이킥', 2011년 '뿌리 깊은 나무', '푸른소금', 2012년 '패션왕'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 나도 모르는 새 그렇게 됐더라.(웃음) 이제 좀 쉬려고 한다. 한참 지나고 나서 보니 내가 너무 지쳐있더라. 욕심을 너무 부렸다 싶은 부분들도 있다. 소중한 것들을 잃는 것도 같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며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쉬면서는 무얼 할 계획인지?
▲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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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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