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윤인자(89)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배우였다.
그는 광복 후 연극계와 은막의 스타로 군림하면서 1965년 제 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빨간 마후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지만 평탄치 못한 삶을 살았다.
1923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후 1942년 서울 국일관에서 기생으로 생활하다가 1943년 중국 하얼빈 태양악극단에 입단했다.

윤인자는 1947년 연극 ‘홍도야 우지마라’에서 주연을 맡은 후 1954년 ‘운명의 손’, 1956년 ‘옥단춘’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영화배우로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운명의 손’에서 술집 마담을 시작으로 ‘옥단춘’ 평양기생에 이어 자신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긴 ‘빨간마후라’에서도 마담을 연기했다.
화려했던 연기자서의 생활과 달리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1953년 배우 민구와 결혼한 후 1958년 5년 만에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1959년 가수 고운봉과 재혼했지만 1964년 다시 이혼했다. 1976년 법명 법현스님으로 속리산으로 출가했으나 1978년 환속, ‘바보사냥’(1984), ‘아제아제 바리아제’(1989), ‘수탉’(1990) 등을 통해 다시 작품 활동을 했다.
한편 한국영화배우협회에 따르면 윤인자는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의 장례식장은 대한병원 장례식장 특2호이며 발인은 2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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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인자가 여간첩 정애로 출연했던 영화 '운명의 손'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