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 오달수까지 웃음기 뺀 충격 스릴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8.21 17: 59

영화 '공모자들'(김홍선 감독)이 친근한 코믹 배우들까지 소름끼치게 만드는 유혈 낭자한 범죄 스릴러를 보여준다.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첫 공개된 '공모자들'은 우선 소재의 힘이 큰 영화다. '장기 밀매'란 섬뜩한 소재가 실화에서 따 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의 강도를 높인다. 지난 2009년 한 신혼 부부가 중국 여행 중 아내가 납치를 당했는데 두 달 후, 장기가 모두 사라진 채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모티프로 장기밀매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계형 악인, 의연하게 장기를 적출하는 의사, 순진무구한 장기밀매의 피해자 등의 캐릭터들이 만들어졌다.
이어 배우들의 변신이 돋보이는데, 코믹하면서도 페이소스 짙은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임창정과 오달수가 그렇다. 영화 속 주인공인 장미밀매 현장총책이자 업계 최고의 실력자인 영규(임창정)는 걸쭉한 부산사투리를 쓰며 냉혈한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초반부에는 관객이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할지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는 후반부에서 풀린다.

오달수의 변신은 더욱 강렬하다. 극중 출장외과의 경재 역을 맡은 오달수는 전에 없던 웃음기 뺀 악역 아닌 악역으로 분해 뒤태 노출을 하고,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찬 베일을 연상케(?) 하는 베드신까지 보여준다. 보는 이를 저절로 무장해제 시킨다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에게 '요정'으로 불리는 친근한 오달수는 이 영화에 없다. 오달수가 조성하는 스산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영화의 무게감에 일조한다. 오달수는 캐스팅 제의를 받고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거절했지만 김홍선 감독의 삼고초려에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영규의 오른팔로 야심있는 밀매단의 운반책을 연기한 조달환의 악한 연기가 눈에 띄고, 최다니엘은 영화의 주요 전개를 담당한다. 장기밀매가 이뤄지는 거칠고 암울한 느낌의 항구와 배는 공간이 주는 공포감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섬뜩하고 유혈이 낭자한 화면에서는 눈을 감아버리는 관객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은 취향의 문제. 후반부 전개가 갑작스럽긴 하지만 섬뜩한 사건 정도로만 알고 미뤄 짐작했던 장기밀매의 실태를 리얼하게 보여줘 경감심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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