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해 돌풍을 향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3년부터 1군 진입하는 '아홉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NC는 지난 20일 2013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고졸·대졸 최대어 윤형배·이성민을 우선지명하는 등 총 15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2013년 돌풍을 향한 NC의 의지가 나타났다. NC는 22일 현재 2군 퓨처스리그에서 48승32패4무 정확히 6할의 승률로 남부리그 1위에 올라있지만 1~2군 차이는 분명하다.
▲ 투수 8명 지명, 마운드 보강 의지

NC는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만 8명을 지명했다. 지난해에는 드래프트에서 뽑은 17명의 신인 중 7명이 투수였는데 올해는 15명 중 8명을 지명할 정도로 투수 보강에 열을 올렸다. NC 박동수 스카우트 팀장은 "지금 퓨처스리그를 보면 우리팀 투수진이 약하다. 투수력이 약하면 1군 무대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도 투수 보강을 요청한 만큼 이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NC는 팀 평균자책점 3.35로 북부·남부리그를 통틀어 가장 낮다. 그러나 다승(13승)·평균자책점(1.63)·탈삼진(85개) 모두 1위에 올라있는 에이스 이재학을 제외하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투수가 없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노성호·이민호·김태형도 꾸준함에서 떨어진다. 마무리 김진성, 중간 문현정·이창호·정성기를 제외하면 불펜에서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당연히 투수력 보강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확실한 성과를 올렸다. 박동수 팀장은 "1~5순위 모두 운좋게 투수를 지명할 수 있었다. 장현식과 손중욱에 특별 지명 윤강민까지 투수로 채울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고졸·대졸 최대어 우완 윤형배·이성민에 장래성 높은 우완 장현식, 좌완 손정욱, 사이드암 윤강민까지 다양한 유형의 투수를 뽑으며 마운드의 구색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 대졸 11명 지명, 즉시 전력감 활용
지난해 NC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17명 중 대졸 선수는 7명으로 고졸선수 10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15명 중 대졸 선수가 무려 11명으로 고졸 선수 4명보다 훨씬 많다. 박동수 팀장은 "작년에는 전체적인 팀의 윤곽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포지션별로 기둥을 세우기 위한 지명이었다면 올해는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선수를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내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들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이 필요하다.
대졸 투수만 무려 6명이며 대졸 내야수 3명, 대졸 외야수 2명으로 구성됐다. 아무래도 고졸 선수들의 경우에는 최대어급 선수가 아니면 당장 1군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되기가 쉽지 않다. 2007년 임태훈(두산)을 끝으로 순수 신인왕이 나오지 않는 것에서 나타나듯 프로야구 진입 장벽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다. 박 팀장은 "내년에 1군에 들어갈 수 있는 백업 요원들이나 즉시 전력으로 쓸만한 선수를 지명한 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래 가치 투자에 인색한 것도 아니다. 박 팀장은 "청소년대표 선수를 4명 지명했다. 육성 차원에서도 성공적"이라고 자신했다. 우선지명 윤형배(북일고)를 비롯해 1라운드 장현식(서울고), 4라운드 외야수 윤대영(진흥고), 5라운드 내야수 유영준(덕수고)은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된 유망주들이다. 이들은 미래 NC의 핵심이 될 자질을 갖추고 있다.
▲ 포수 미지명, 과감한 전략적 선택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NC는 김태우·박세웅·윤문영 등 포수만 3명이나 뽑았다. 그러나 이번 드래프트에서 포수는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다분히 전략적인 지명이다. 박동수 팀장은 "지금 현재 허준과 김태우가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시즌 후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될 선수 중 쓸만한 포수가 나올 경우 포수진 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NC는 올해 2차 드래프트에서 건너온 허준과 대졸 신인 김태우가 포수 마크스를 나눠 쓰고 있다.
특히 김태우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포수 자원에 대한 자신감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 드래프트까지 고려한 부분이다. 올해보다 내년 드래프트에서 전포지션에 걸쳐 수준급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올해 투수력에 보강에 집중한 것은 내년 시즌 1군성적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내년 드래프트에서 나오게 될 수준급의 야수·포수 자원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투수와 달리 야수 같은 경우에는 중첩을 피할 필요도 있다.
지난해 뼈대를 세우고 올해 살을 붙이는 2년간의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NC는 미래 가치와 즉시 전력이라는 구색을 모두 갖추게 됐다. 이제는 시즌 후 기존 8개팀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될 주전급 선수와 3명의 외국인선수 영입을 통해 완전한 전력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상황에 따라 FA 시장도 노려봄직하다. 창단 첫 해부터 4할 승률 그 이상의 돌풍을 향한 NC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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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