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시대를 향한 초석이 다져졌다.
지난 20일 열린 2013 신인 드래프트의 특징은 대졸 선수의 취업률 향상이었다. 프로팀으로부터 지명받은 95명 중 41명이 대졸 선수로 전체 43.2%를 차지했다. 두산은 10명의 선수 모두 고졸 선수로 채웠다. 그 다음으로 고졸 선수 비율이 높은 팀이 바로 한화였다. 한화는 10명 중 9명을 고졸 선수로 채우며 유망주 육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한화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육성에 지명 방향을 맞췄다. (지명할 만한) 대졸 선수들이 빠지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고졸 선수를 많이 지명했다. (노재덕) 단장님의 생각도 그렇고 육성 쪽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팀 성적이 침체하고 있는 만큼 이참에 확실한 리빌딩을 하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하는게 바로 충청남도 서산에 짓고 있는 전용연습장이다. 지난 5월부터 삽 뜨기 시작한 서산 전용연습장은 오는 10월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11월로 예정된 선수단 마무리훈련을 이곳에서 할 계획이다. 한화는 그동안 전용훈련장이 없어 2군 및 육성군 선수들의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훈련 효율성이 높을리 없었고, 이는 고질적인 얇은 선수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서산 전용훈련장 건설로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육성군 차원의 3군까지 확충해 체계적인 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2013 신인들이 그 중심에 있다. 아직 가다듬어야 할 원석 같은 선수들이다. 1라운드 지명된 장충고 우완 조지훈에 대해 스카우트 관계자는 "가능성 만큼은 윤형배와 조상우에 뒤지지 않는다. 몸이 유연하고 지금보다 더 클 수 있다. 아직 18살이라 다듬어지지 않지만 발전 가능성은 누구보다 크다"고 기대했다.
2라운드에 지명한 강릉고 좌완 김강래도 "LG 벤자민 주키치처럼 크로스 스탠스로 특이한 투구폼이다. 오버핸드의 주키치와 달리 사이드암 형태로 던지는데 장점을 살릴지 교정해야 할지는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계적 시스템을 통해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타입. 아울러 4라운드 충암고 좌완 이충호도 부드러운 몸에 파워 붙으면 장차 좋은 재목이 될 것이라는 평가 속에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이와 함께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되는 포수도 2명이나 뽑았다. 3라운드에서 덕수고 한승택, 7라운드 대구고 권시훈을 뽑았다. 이 관계자는 "한승택은 당장 전력보다 미래를 내다봤다.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많이 뛸 만큼 경험도 많고 영리하다. 덩치는 작지만 경기운영과 송구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들도 체계적인 팜 시스템 속에서 '서산의 아이들'로 자라나게 될 재목들이다.
구단에서는 길게 3년, 짧으면 2년 이내로 이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당장 즉시 전력이 되지 않더라도 서산의 팜 시스템 아래 장래 유망주로 키울 작정이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은 앞으로 서산 팜 시스템 시대를 열 새로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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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