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컨디션에 가까워졌다. 지금 다시 시즌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매 경기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LG의 베테랑 좌완투수 류택현(41)이 1군 복귀 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시즌 초의 철벽투를 다시 펼치고 있다.
류택현은 시즌 초 역대 투수 최다출장 기록을 세운 것과 동시에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상대팀 좌타자들을 봉쇄,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 마무리투수였던 리즈가 불안하자 경기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4월 중순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으로 4월 25일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시즌 초반의 컨디션을 찾기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기에 복귀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갈비뼈는 생각보다 민감한 부위였다. 류택현은 “갈비뼈를 다치면서 나도 모르게 릴리스포인트가 뒤로 가더라. 아무래도 아픈 부분을 의식했던 것 같다”며 “부상 후 몇 번 1군에서 던졌지만 이대로라면 시즌 초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2군에선 릴리스포인트를 되찾는데 중점을 뒀다. 이제 갈비뼈는 완벽히 회복됐고 릴리스포인트도 앞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최근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후 류택현은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최근 4경기에서 피안타 하나만 내주는 짠물투구 중이다. 상대팀은 류택현이 마운드에 오르면 오른손 대타를 기용하지만 류택현은 바깥쪽 승부를 통해 우타자를 제압한다.
류택현은 우타자와의 승부에 대해 “프로에서 꾸준히 좌타자만을 상대해왔지만 그렇다고 우타자에게 자신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우타자에게 던지는 싱커도 원래부터 던질 수 있었던 구종 중 하나다. 단지 지금까지는 좌타자만 상대해서 쓸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써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832경기에 등판, 역대 투수 최다출장 기록을 매번 경신하고 있지만 기록에 대해서는 초연한 입장이었다. 시즌 개막 이전에 밝혔던 것처럼 기록을 세우는 데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닌 팀에 보탬이 되는 것에 만족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류택현은 “최다 출장 기록은 신경 안 쓴다. 앞으로 몇 년을 더 뛰어야겠다는 목표치도 설정하지 않았다. 단지 힘이 닿는 데까지, 팀에 도움이 될 때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면서 “이제 시즌 초 컨디션과 비슷하다. 거의 가까이 온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시즌이 후반기에 접어들고 말았다. 이제 겨우 몸상태가 돌아왔는데 아쉽다. 지금 다시 시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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