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선발 5이닝' 한화 윤근영이 보여준 가능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23 11: 12

아깝게 승리는 날아갔지만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한화 8년차 좌완 투수 윤근영(26)이 데뷔 첫 선발 5이닝 피칭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윤근영은 지난 22일 문학 SK전에 시즌 첫 선발등판, 5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 요건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데뷔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불펜진 난조로 아깝게 승리가 날아갔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이날 그의 피칭은 앞으로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경기는 '보크 오심사건'으로 기억되는 지난해 6월8일 잠실 LG전 이후 그의 데뷔 두 번째 선발등판이었다. 첫 선발에서 3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피칭을 펼쳤다. 당시 3이닝에 50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번에는 5⅓이닝을 82개의 공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 같은 변화구가 날카롭게 잘 떨어졌다. 박정권·최정·김강민 등 SK에서 내로라 하는 타자들도 그의 각도큰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2개 공 중에서 스트라이크 44개, 볼 38개로 제구는 여전히 아쉬웠지만 제구가 되는 공은 확실히 위력이 있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효율적인 투구수의 관리까지 이뤄졌다. 
윤근영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 원포인트 릴리프로 51경기에서 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팔꿈치 부상과 군입대로 잊혀졌다. 2010년 재대 이후 팀에 복귀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23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으나 1군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도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2군에서부터 함께 하며 가능성을 지켜본 송진우 투수코치가 1군에 올라온 뒤 한대화 감독에게 강력 추천했다. 유창식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난 16일 포항 삼성전이 우천 연기돼 등판이 미뤄졌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능성을 증명했다. 데뷔 초 그에게 기대한 구위와 잠재력이었다.
윤근영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등번호를 57번에서 47번으로 바꿔 달았다. 그는 "군복무 시절 스기우치 도시야의 투구가 인상 깊었다. 스기우치의 컨트롤이 정말 좋은데 나도 그런 컨트롤을 배우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등번호 47번 스기우치처럼 컨트롤이 안정된다면 윤근영은 더욱 위력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 그의 9이닝당 볼넷은 지난해 5.6개에서 올해 4.4개로 줄었지만 리그 평균 3.6개에는 못 미친다. 관건은 역시 제구 보완. 하지만 데뷔 첫 5이닝 이상 피칭으로 1군에서도 가능성을 보인 건 그에게 큰 전환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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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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