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송승준, 3년 만의 '3점대 ERA' 도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8.23 10: 58

롯데 자이언츠 우완 송승준(32)의 최대 장점은 꾸준함이다. 2007년 국내에 복귀한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른 적이 없을 정도다. 6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팀 내에서 송승준의 가치를 말해주는 기록이다.
올 시즌 송승준은 심한 부침을 겪었다. 일단 시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개막전 선발로 나서 한화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됐는데 이는 2008년 이후 4년 만에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이후 4월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한 송승준은 5월 2승을 추가한 뒤 무려 2개월 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7월에 승리 없이 2패만을 추가하면서 당시 송승준의 성적은 4승 9패, 최다패 투수라는 불명예까지 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송승준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걸러야 했다. 올스타 투표를 통해 투수부문 선발투수로 뽑혔지만 부상으로 고사를 할 정도였다. 고질병인 내성발톱이 원인이 돼 반대편 고관절에까지 무리가 왔다. 올해엔 오른발에 내성발톱이 생겼고, 그 통증으로 투구 시 왼다리에 하중이 실렸다. 때문에 왼쪽 고관절 염증으로 2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기까지 했다.

따르지 않는 승운과 부상, 송승준은 힘겨운 시즌 중반을 보냈다. 그를 더욱 괴롭힌 건 팀이 순위싸움에 한창일 때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자신을 팀 에이스로 칭하는 말에는 항상 손사래를 치는 송승준, 대신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온 것에 자부심을 가져 온 그다. 그랬던 송승준에게 시즌 중반 5연패는 고비였다. 이 시기에 송승준은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묵묵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했다.
그리고 '여름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8월 송승준은 부활에 성공했다. 8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95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당 탈삼진은 3개꼴로 오히려 줄었지만 직구 구위가 살아나고 결정구 포크볼의 제구가 정교해지며 성적도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6승(9패)까지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3.98까지 낮췄다.
시즌 중반 부침이 길었기에 올해 송승준의 성적이 체감 상 저조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세부 성적을 보면 그는 부상을 안고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닝 소화는 쉐인 유먼에 이어 팀 2위(117⅔이닝)를 기록하고 있고 경기당 5.1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투수로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또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08년(ERA 3.76) 이후 4년 만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다.
과제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다. 올해 송승준은 잘 던지다 경기 중반 갑자기 흔들리곤 했다. 한 경기에서도 이닝에 따라 기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땐 보통 제구가 흔들리면서 공이 한 가운데 몰려 장타를 허용하는 일이 잦다. 올해 송승준의 피홈런은 12개로 전체 3위다.
송승준은 "지금은 개인 성적보다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 솔직히 지금은 10승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 4강만이 목표다"라고 말한다. 현재 2위 롯데는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한 시즌 6승을 거두고 있는 송승준이 10승을 채우기 위해선 올해 남은 6~7번의 등판에서 호투를 펼쳐야 가능하다. 과연 그가 팀 4강과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하는 송승준의 어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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