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1000만영화 '도둑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초가을과 맞물려 한 동안 주춤했던 '스릴러'들이 귀환을 알린다. 특히 기대작들은 비인간적이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야기로 사회부조리 고발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뺨칠 정도로 충격적이라는 반응들이다.
상반기 흥행작인 '화차'가 영화 속 내용과 비슷한 사건이 현실에서 발생,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조명돼 화제를 모았다면 하반기 충격적인 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은 '공모자들'이다.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해, 조직적으로 매매하는 '기업형 범죄 집단'의 실체를 담은 범죄 스릴러. 지난 2009년 한 신혼 부부가 중국 여행 중 아내가 납치를 당했는데 두 달 후, 장기가 모두 사라진 채 발견됐다는 실화를 모티프로 해 만들어졌다.

행복한 크루즈 여행에서 한 순간 제물이 되는 순진무구한 피해자 뿐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거대한 장기 밀매의 실체를 알려주는 장면들은 가히 충격적이다. 희대의 살인마 오원춘 살인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인육매매, 사회 전반 깊숙이 뿌리내린 장기밀매의 과정 등이 비교적 리얼하게 그려져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법 하다.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임하룡, 김성균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웃사람'은 22일 개봉 첫날 '도둑들'을 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관객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무관심이 큰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하는 영화는 '이웃사람'이다. '이웃사람'은 같은 맨션에 살고 있는 연쇄 살인마와 그에게 살해당한 한 소녀, 그리고 연쇄 살인마의 존재를 눈치챈 이웃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로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고, 22일 개봉 첫날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극중 연쇄살인범인 원양어선 선원 승혁 역을 연기한 김성균은 동네 수상한 아저씨들을 캐릭터 만드는 데 참고했다고 말할 정도로, 실제 있을 법하고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기에 끔찍함이 배가된다. 어쩌면 내 아이일 수도 있는 우리들의 아이가 이웃에 사는 누구에게 무참히 짓밟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무관심한 이웃과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또 영화 속 속 사건은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귀가 등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사건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웃사람'과 '공모자들'은 둘 다 청소년 관람불가 범죄 스릴러물로 마치 충격요법처럼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추석 시즌을 노린 강력한 외화 스릴러는 9월 개봉하는 '테이큰2'다. 2008년 유럽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딸을 찾아나선 아빠의 사투를 그린 원조 '아저씨' 격인 이 영화는 절도있는 액션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 실종 사건 등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당시 큰 이슈가 됐다.
2편에서는 한층 더 사이즈가 커져, 특수요원 출신의 아빠가 이제는 함께 납치된 딸과 아내가 둘을 구해야 한다. 범인은 전작에서 딸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인신매매범의 아빠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편의 흥행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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